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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14 모세가 가데스에서 에돔 왕에게 사신을 보내며 이르되 당신의 형제 이스라엘의 말에 우리가 당한 모든 고난을 당신도 아시거니와
14 From Kadesh Moses then sent messengers to the king of Edom: “Thus your brother Israel has said, ‘You know all the hardship that has befallen us;
15 우리 조상들이 애굽으로 내려갔으므로 우리가 애굽에 오래 거주하였더니 애굽인이 우리 조상들과 우리를 학대하였으므로
15 that our fathers went down to Egypt, and we stayed in Egypt a long time, and the Egyptians treated us and our fathers badly.
16 우리가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우리 소리를 들으시고 천사를 보내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나이다 이제 우리가 당신의 변방 모퉁이 한 성읍 가데스에 있사오니
16 ‘But when we cried out to the Lord, He heard our voice and sent an angel and brought us out from Egypt; now behold, we are at Kadesh, a town on the edge of your territory.
17 청하건대 우리에게 당신의 땅을 지나가게 하소서 우리가 밭으로나 포도원으로 지나가지 아니하고 우물물도 마시지 아니하고 왕의 큰길로만 지나가고 당신의 지경에서 나가기까지 왼쪽으로나 오른쪽으로나 치우치지 아니하리이다 한다고 하라 하였더니
17 ‘Please let us pass through your land. We will not pass through field or through vineyard; we will not even drink water from a well. We will go along the king’s highway, not turning to the right or left, until we pass through your territory.’ ”
18 에돔 왕이 대답하되 너는 우리 가운데로 지나가지 못하리라 내가 칼을 들고 나아가 너를 대적할까 하노라
18 Edom, however, said to him, “You shall not pass through us, or I will come out with the sword against you.”
19 이스라엘 자손이 이르되 우리가 큰길로만 지나가겠고 우리나 우리 짐승이 당신의 물을 마시면 그 값을 낼 것이라 우리가 도보로 지나갈 뿐인즉 아무 일도 없으리이다 하나
19 Again, the sons of Israel said to him, “We will go up by the highway, and if I and my livestock do drink any of your water, then I will pay its price. Let me only pass through on my feet, nothing else.”
20 그는 이르되 너는 지나가지 못하리라 하고 에돔 왕이 많은 백성을 거느리고 나와서 강한 손으로 막으니
20 But he said, “You shall not pass through.” And Edom came out against him with a heavy force and with a strong hand.
21 에돔 왕이 이같이 이스라엘이 그의 영토로 지나감을 용납하지 아니하므로 이스라엘이 그들에게서 돌이키니라
21 Thus Edom refused to allow Israel to pass through his territory; so Israel turned away from him.
📖 본문배경
0. 개요
민수기 20장 14절부터 21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향해 행진하는 도중, 에돔 땅을 통과하려는 요청과 그 거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외교적 갈등이 아니라, 과거와 연결된 민족 간의 복잡한 관계와 하나님 백성의 여정 속에서 겪는 ‘거절’과 ‘우회’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에돔은 에서의 자손이며, 이스라엘은 야곱의 자손이기에, 두 민족은 혈연적으로 형제입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그 갈등과 긴장은 여전히 존재했고, 이 장면은 그러한 긴장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됩니다.
1. 역사적 배경
에돔은 에서의 후손으로 형성된 민족이며, 주로 세일 산지와 그 일대 남부 지역에 거주했습니다(창 36:8).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탈출한 후 가나안으로 향하던 중, 에돔 지역은 중요한 통로였습니다. 하지만 에돔은 이스라엘의 통과 요청을 거절했고, 이는 단순한 경계의 문제가 아닌 과거 형제 간의 갈등과 민족적 불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는 훗날에도 이어져, 다윗 시대에는 에돔이 정복당하지만(삼하 8:13–14), 이후 다시 반란과 갈등이 반복됩니다.
2. 문화적 배경
고대 근동에서는 혈연적 유대와 민족 간의 동맹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형제 민족’ 간의 협력은 명예와 의무로 여겨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돔은 형제인 이스라엘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합니다. 이는 에돔이 이스라엘의 성장과 약속의 성취를 두려워했거나, 혹은 여전히 과거의 감정을 품고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이와 같은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스라엘의 평화적인 접근과 에돔의 강경한 태도는 대조를 이루며, 성경은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이스라엘의 순종을 부각시킵니다.
3. 신학적 배경
이 본문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약속하신 땅으로 나아가는 여정 가운데에도 반드시 ‘거절’과 ‘우회’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믿음의 여정이 항상 순탄하거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상기시킵니다. 이스라엘은 에돔을 지나가지 못하게 되었을 때 무력으로 통과하거나 싸우려 하지 않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돌아서갑니다. 이것은 인간적인 판단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믿음의 태도를 보여줍니다.
또한 에돔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형제’임에도 불구하고 갈등과 거절이 가능하다는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드러내며, 그런 갈등 속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은 복수나 보복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길을 택해야 함을 교훈합니다.
📖 본문요약
이스라엘이 가나안 입구인 가데스에 이르렀을 때, 모세는 에돔 왕에게 사절을 보냅니다. 그는 정중하고 겸손하게 자신들의 형제됨을 상기시키며 지나갈 길을 요청합니다(14절).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종살이하며 당한 고난과,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인도하셔서 이곳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를 간략히 전합니다(15–16절). 이는 단지 외교적인 요청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가나안으로 향하는 길에 있어 정당성과 진정성을 함께 호소하는 장면입니다.
그들은 약속합니다. 밭이나 포도원을 해치지 않겠고, 우물물도 마시지 않겠으며, 큰길로만 지나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요청은 매우 절제된 태도로, 에돔에게 아무 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포함합니다(17절).
그러나 에돔은 이 제안을 단호히 거절합니다. 만약 이스라엘이 지나가려 한다면, 군대를 동원하여 대적하겠다고 협박합니다(18절). 이에 이스라엘은 더욱 온유하게 다시 간청합니다. 물을 마시는 대가도 지불하겠으며, 그저 조용히 통과하기만을 원한다고 말합니다(19절).
하지만 에돔은 거절을 반복하고, 마침내 많은 백성과 강한 손으로 맞서옵니다(20절). 결국 이스라엘은 다툼을 일으키지 않고 에돔을 피하여 돌아가는 길을 택합니다(21절). 이는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앞에서의 순종과 인내로 반응하는 믿음의 공동체의 태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본문입니다.
📖 붙잡는 말씀
21 에돔 왕이 이같이 이스라엘이 그의 영토로 지나감을 용납하지 아니하므로 이스라엘이 그들에게서 돌이키니라
이 말씀은 단순히 한 국가 간의 통행권 분쟁처럼 보이지만, 깊은 믿음의 결단이 담긴 장면입니다.
이스라엘은 억울한 상황에서도 다투지 않고, 강한 손 앞에서도 싸우지 않으며, 돌아섭니다.
그들은 ‘통과하는 길’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길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억울할 수 있고, 손해일 수 있고, 인간적으로는 분이 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이스라엘은 길이 막혔을 때, 싸우기보다 돌이켰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자신이 걸어야 할 ‘길’보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길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하나님이 열어주신 길이 아니면, 돌아서십시오.
돌아서는 것이 패배가 아니라, 순종입니다.”
📖 단어 연구
1. 에돔 (אֱדוֹם, ʾĕḏôm)
❖ 뜻과 의미
‘에돔’은 문자적으로 ‘붉은’이라는 의미로, 에서의 별칭이며, 에서의 후손들이 형성한 민족의 이름입니다(창 25:30 참조).
❖ 본문에서의 의미
에돔은 이스라엘의 형제 민족이지만, 가나안으로 향하는 길목을 가로막고 이스라엘의 통과를 거부합니다(v.21). 이 장면은 형제 간의 역사적 긴장과 분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 신학적 의미
에돔은 구약에서 종종 세속적 가치관, 육적인 본성, 형제의 대립을 상징합니다. 특히 오바댜서에서는 에돔의 교만과 형제 이스라엘에 대한 폭력이 심판의 근거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본문은 영적 전쟁에서 물리적 충돌이 아니라 순종과 인내로 이기는 길을 보여줍니다.
2. 지나가다 / 통과하다 (עָבַר, ʿāḇar)
❖ 뜻과 의미
‘아바르’는 ‘지나가다, 통과하다, 넘다’는 의미로, 지리적 경계나 시련의 단계를 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이스라엘은 에돔 지역을 지나가기를 원했지만, 에돔은 이를 거절합니다. 이때 사용된 동사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이제 곧 약속의 땅을 향한 관문을 넘으려는 시도’를 의미합니다(v.17).
❖ 신학적 의미
이 단어는 요단강을 건너는 장면(수 3:14), 시련을 통과하는 모습 등에서도 사용되며, 믿음의 여정에서 넘어야 할 문턱, 통과해야 할 시험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통과의 거절’은 때때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더 깊은 순종을 요청하는 하나님의 간섭일 수 있습니다.
3. 돌이키다 (נָטָה, nāṭāh)
❖ 뜻과 의미
‘나타’는 ‘기울이다, 방향을 바꾸다, 돌리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구약에서 물리적 방향뿐 아니라 마음과 태도의 전환도 의미합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이스라엘은 에돔의 거절 앞에 싸우지 않고 ‘돌이킵니다’(v.21). 이 단어는 자발적이고 의도적인 방향 전환을 암시하며, 온유와 절제의 결단을 보여줍니다.
❖ 신학적 의미
‘돌이킴’은 성경에서 회개의 핵심 어휘입니다(욜 2:13, 렘 3:12). 패배가 아닌 순종의 표현이며, 하나님의 뜻 앞에서 내려놓고 돌아서는 길은 오히려 축복의 길이 될 수 있음을 말해줍니다.
4. 군사력 / 강한 손 (יָד חֲזָקָה, yād ḥăzāqāh)
❖ 뜻과 의미
‘야드 하자카’는 직역하면 ‘강한 손’으로, 구약에서 종종 하나님의 능력(출 6:1, 13:3) 혹은 무력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에돔은 강한 손, 즉 군사력으로 위협하며 이스라엘의 통과를 막습니다(v.20). 이는 인간의 방식과 힘으로 다스리려는 세상의 방식과, 하나님의 백성의 믿음의 길이 충돌하는 순간입니다.
❖ 신학적 의미
하나님의 백성은 항상 ‘강한 손’이 아닌 ‘강한 믿음’으로 반응해야 합니다. 본문은 이스라엘이 인간의 위협 앞에서도 싸우지 않고 돌아섰음을 강조하며, 이는 성숙한 순종의 모델이 됩니다(마 5:39 참조).
5. 형제 (אָח, ʾāḥ)
❖ 뜻과 의미
‘아흐’는 ‘형제, 친족, 동족’을 의미합니다. 혈연적 관계뿐 아니라 언약 공동체, 인간관계의 연대를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입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모세는 에돔을 ‘형제’라고 부르며, 혈연적 유대감을 근거로 길을 열어달라고 요청합니다(v.14). 이는 출애굽 전통 속에서 ‘형제의 나라’로 에돔을 인식했던 시선을 보여줍니다.
❖ 신학적 의미
형제의 관계는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성과 관련되어 자주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 본문은 혈연보다 더 큰 순종, 가까움보다 더 귀한 신앙의 길이 존재함을 암시하며, ‘형제의 벽’을 넘어서는 신앙의 태도를 도전합니다.
📖 절별 주해
14절 │ 에돔 왕에게 보낸 모세의 사절단
❖ 해설
모세는 가데스에서 에돔 왕에게 사자를 보냅니다. 그는 에돔을 “당신의 형제 이스라엘”이라고 부르며, 조상 에서와 야곱의 혈연적 관계를 상기시키며 평화로운 통행을 요청합니다. 이는 군사적 침략이 아닌, 친족적 호소를 통한 외교적 접근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고난의 역사와 하나님의 구원을 간략히 설명하며, 이 요청이 단순한 길 요청이 아닌 신앙적 정체성과 연결된 요청임을 드러냅니다.
❖ 적용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과의 관계에서도 신앙과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정직함과 진실함으로 대하며,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는 태도는 외부 세계 앞에서도 하나님 백성다운 모습입니다.
15–16절 │ 고난의 역사와 하나님의 구원의 이야기
❖ 해설
모세는 애굽에서의 종살이, 고난의 역사, 그리고 하나님의 강한 손으로의 구원을 간략히 요약합니다. 이는 지나가는 길을 허락해 달라는 단순한 요청을 넘어, 그들의 여정이 하나님의 계획 아래에 있음을 밝히는 믿음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임재와 인도하심이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이르렀다는 고백은 모든 대화의 중심에 있습니다.
❖ 적용
우리의 인생을 소개할 때, 하나님의 손길과 은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삶의 여정은 단지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증언입니다. 우리의 말과 태도 속에 믿음의 고백이 담겨야 합니다.
17절 │ 조심스러운 통행 요청과 절제된 태도
❖ 해설
모세는 매우 구체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통행을 요청합니다. 밭이나 포도원을 지나지 않겠고, 우물물도 마시지 않겠다고 하며, 단지 큰길로만 지나가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이는 상대의 재산과 주권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철저한 배려의 표현입니다. 무력으로 지나갈 수 있음에도 온유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이 이 장면의 핵심입니다.
❖ 적용
믿음의 사람은 목적이 옳아도 방법을 의로워야 합니다. 억지로나 강압이 아닌, 상대를 존중하며 설득하고 배려하는 태도는 신앙의 품격을 드러냅니다. 진리는 온유함과 함께할 때 더욱 설득력이 있습니다.
18절 │ 에돔의 단호한 거절
❖ 해설
에돔은 이스라엘의 평화로운 요청을 단호히 거절합니다. 더 나아가, 군사적 대항을 예고하며 지나가려 하면 칼로 맞서겠다고 위협합니다. 이는 형제 민족 간의 협력보다는 적대와 경계를 선택한 에돔의 폐쇄적 태도를 드러냅니다. 이는 훗날 에돔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되는 이유 중 하나로 기록됩니다(옵 1:10–14).
❖ 적용
관계에서의 갈등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갈등을 어떻게 반응하고 처리하는가입니다. 억울함 앞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지혜롭게 피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19–20절 │ 다시 간청하되, 또다시 거절당하다
❖ 해설
이스라엘은 거절에도 불구하고 다시 간청합니다. 물을 마시는 대가까지 치르겠다고 하며, 더욱 낮은 자세로 요청하지만, 에돔은 그 호소에도 귀를 닫습니다. 그들은 많은 백성과 강한 손, 즉 무력을 동원해 길을 막으려 합니다. 이는 단지 길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을 거부하는 태도입니다.
❖ 적용
우리는 상대의 응답에 따라 우리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기준에 따라 반응해야 합니다. 온유함은 반복된 거절 앞에서도 지켜져야 할 믿음의 성품입니다.
21절 │ 에돔을 돌아가다 – 싸우지 않고 피하다
❖ 해설
이스라엘은 무력으로 맞서지 않고 에돔을 피해 돌아가는 길을 택합니다. 이는 전략적 후퇴가 아닌,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태도였습니다. 하나님은 이 길을 막으셨고, 그 뜻 앞에 이스라엘은 굴복합니다. 인간의 계획보다 하나님의 뜻이 앞서는 순간입니다.
❖ 적용
믿음의 길에서 피하는 것도 때론 지혜입니다. 우리가 다투지 않는다고 약한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르기 위해 내려놓는 것은 가장 강한 순종입니다. 때로 돌아가는 길이 하나님의 길입니다.
📖 묵상
누군가 우리의 진심을 몰라줄 때, 억울함이 치밀어 오를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더욱 설명하고 싶고, 설득하고 싶고, 때로는 맞서 싸우고 싶어집니다.
오늘 본문의 모세도 그러했을 것입니다.
형제지간인 에돔에게 정중히 요청합니다.
과거의 고난도 나눕니다.
길만 빌려 달라고 합니다.
해치지 않겠다고, 아무 피해도 주지 않겠다고 두 번이나 간청합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칼을 들겠다’는 위협이었습니다.
억울하지 않았을까요?
실망스럽지 않았을까요?
게다가 지금의 이스라엘은 결코 약하지 않은 백성이었습니다.
대적하려면 얼마든지 맞설 수 있었지만,
그들은 싸우지 않고 돌아섭니다.
이 장면이 우리의 믿음을 향해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억울함보다 믿음을 선택할 수 있는가?”
“정당함보다 순종을 선택할 수 있는가?”
에돔의 땅은 쉽게 지나갈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쉽고 빠른 길보다, 믿음의 길을 가라”고 하십니다.
억울해도 설명하지 않는 길, 분해도 참아내는 길, 정당해도 물러서는 길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런 선택 앞에서 ‘싸울 힘’이 아닌 ‘물러설 힘’을 갖는 사람들입니다.
진정한 믿음은 억울함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길을 지키는 일입니다.
오늘 우리도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억울함 앞에서, 설명할 수 있는 상황들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지고 있는 그 억울함이
하나님 앞에서는 ‘승리의 온유함’이 될 수 있음을 믿습니다.
📖 말씀 _ "거절의 골짜기에서 믿음으로 걸어가라"
서론 │ 가까운 자에게서 오는 상처
우리의 삶 가운데 가장 큰 아픔은 종종 낯선 자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이에게서 오는 거절과 배신일 것입니다. 그 상처는 곧 우리의 믿음까지 흔들고, 걸음을 멈추게 하기도 하지요.
오늘 본문 민수기 20장 14절부터 21절까지는, 이스라엘이 형제 에돔으로부터 통과조차 거절당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그들의 요청은 간절했고 예의 바른 외교적 접근이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완강한 거절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단순한 통행 불허가 아니라 혈육의 거절이요, 민족적 굴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하나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십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명령 없이 싸우지 않았고, 결국 돌아서 갑니다.
이 짧은 본문은 ‘거절당한 자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본론 │ 거절의 길에서 발견하는 세 가지 믿음의 태도
1. 과거의 아픔을 믿음의 언어로 재해석하라.
모세는 에돔 왕에게 요청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도 아시거니와 우리가 어떤 고난을 당하였는지를…” (14절)
그들은 자신의 고난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고난의 중심에 “우리 조상이 애굽에 내려갔고… 여호와께서 우리 음성을 들으시고 천사를 보내셨다”(15–16절)는 고백이 있습니다.
과거를 되짚되, 믿음의 렌즈로 해석하는 사람은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발견합니다.
아픔은 있지만 원망은 없습니다.
상처는 있지만, 믿음의 언어로 그것을 말합니다.
오늘 우리의 언어는 어떤가요?
과거의 아픔을 말할 때마다 원망과 한숨이 아니라, 그 속에 개입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있는가요?
2. 정중함을 잃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라.
모세는 에돔 왕에게 “우리가 왕의 영토를 지나치되, 물도 마시지 않겠다. 아무 피해도 주지 않겠다”고 정중히 요청합니다(17절).
그러나 에돔의 대답은 “절대 안 된다”는 완강한 거절이었습니다.
심지어 군대를 이끌고 나와 길을 막습니다(20절).
이때 모세는 싸우지 않습니다.
그는 기다립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까지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존심도, 억울함도 내려놓고 하나님의 명령 없이 그 길을 통과하려 하지 않습니다.
때때로 우리는 억울한 일을 당할 때, 스스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믿음은 감정보다 하나님의 인도를 따르는 것입니다.
3. 돌아서는 길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믿으라.
결국 모세와 백성들은 돌아섭니다(21절).
사람의 눈엔 실패처럼 보이고, 하나님의 침묵은 방관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그들의 돌아섬을 믿음의 한 걸음으로 기록합니다.
하나님의 때가 아닌 때, 하나님의 방식이 아닌 방법으로 싸우지 않은 선택.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거룩함을 인정하는 길이었습니다.
인생의 어떤 길은 막힙니다.
아무리 기도하고 준비했어도, 상대가 거절할 수 있고, 길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막힌 길 앞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고, 돌아설 수 있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돌아섬은 패배가 아니라, 하나님을 기다리는 또 하나의 믿음의 증거입니다.
결론 │ 믿음은 끝까지 순종하는 걸음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스라엘은 에돔의 거절 앞에서 싸우지 않고 돌아섰습니다.
그 결정은 외교적 전략이 아니라, 믿음의 선택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때로 침묵하시지만, 그 침묵 가운데 순종을 기다리십니다.
우리는 인생의 무대에서 크고 화려한 순종만을 드러내고 싶지만,
진짜 믿음은 “돌아서야 할 때 돌아설 수 있는 순종”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삶에 어떤 거절이 있습니까?
닫힌 문 앞에서 실망하고 계십니까?
그 길이 하나님의 뜻 안에 있다면, 잠시 돌아서는 것도 은혜입니다.
그리고 그 돌아섬은, 결국 약속의 땅을 향한 또 하나의 길이 될 것입니다.
“거절의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믿음으로 걸어가십시오.
하나님은 여전히 그 길을 인도하고 계십니다.
📖 올려드리는 기도
사랑의 하나님,
오늘 말씀을 통해 순종이란 무엇인지, 믿음으로 반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배웁니다.
모세는 에돔에게 정중히 요청했고, 이스라엘은 평화를 택했습니다. 그들은 억지로 싸우지 않았고, 강한 손이 두려워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물러섰습니다.
세상 기준으로 보면 약해 보이고,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 순종하는 길은 언제나 승리의 길임을 믿습니다.
주님, 저희가 살다 보면 억울한 일도 당하고, 문이 닫힌 것 같은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스스로 문을 열려고 애쓰기보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한 걸음 물러서는 지혜를 주옵소서.
억지로 나아가기보다, 주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찾게 하소서.
싸우는 대신 돌이킬 줄 아는 담대한 믿음을 주소서.
그리고 주님이 여시는 더 넓은 길을 기대하며 걸어가게 하소서.
오늘도 주님의 뜻을 신뢰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싸움보다 순종, 분노보다 평화, 집착보다 돌이킴을 선택하는 하루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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