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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ble'Story】/[생명의 삶] 민수기ㅣ2025년

[생명의 삶] 민수기 32장 16절-27절 _ 2025. 6. 2(월)

by LogosLab Steward 2025. 6. 2.

❖ 이 자료는 개인적인 말씀 묵상과 연구를 바탕으로 [목회자의 설교 준비][성경을 더욱 깊이 알고자 하는 ], 그리고 [말씀묵상에 도움이 필요한 성도]를 돕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본 자료의 모든 저작권은 작성자인 LogosLab Steward에게 있으며, 자유롭게 사용 및 참고하시되 출처를 밝혀주시고, [무단 복제 배포]를 합니다. 이 자료가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풍성하게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본문

16 그들이 모세에게 가까이 나아와 이르되 우리가 이 곳에 우리 가축을 위하여 우리를 짓고 우리 어린 아이들을 위하여 성읍을 건축하고 
17 이 땅의 원주민이 있으므로 우리 어린 아이들을 그 견고한 성읍에 거주하게 한 후에 우리는 무장하고 이스라엘 자손을 그 곳으로 인도하기까지 그들의 앞에서 가고 
18 이스라엘 자손이 각기 기업을 받기까지 우리 집으로 돌아오지 아니하겠사오며 
19 우리는 요단 이쪽 곧 동쪽에서 기업을 받았사오니 그들과 함께 요단 저쪽에서는 기업을 받지 아니하겠나이다 
20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만일 이 일을 행하여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가서 싸우되 
21 너희가 다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요단을 건너가서 여호와께서 그의 원수를 자기 앞에서 쫓아내시고 
22 그 땅이 여호와 앞에 복종하게 하시기까지 싸우면 여호와 앞에서나 이스라엘 앞에서나 무죄하여 돌아오겠고 이 땅은 여호와 앞에서 너희의 소유가 되리라마는 
23 너희가 만일 그같이 아니하면 여호와께 범죄함이니 너희 죄가 반드시 너희를 찾아낼 줄 알라 
24 너희는 어린 아이들을 위하여 성읍을 건축하고 양을 위하여 우리를 지으라 그리하고 너희의 입이 말한 대로 행하라 
25 갓 자손과 르우벤 자손이 모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주의 종들인 우리는 우리 주의 명령대로 행할 것이라 
26 우리의 어린 아이들과 아내와 양 떼와 모든 가축은 이곳 길르앗 성읍들에 두고 
27 종들은 우리 주의 말씀대로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다 건너가서 싸우리이다 

 


📖 본문배경

❖ 개요

 

민수기 32장 16절부터는 르우벤과 갓 지파의 요청에 대한 본격적인 응답과 합의의 과정이 등장합니다. 앞서 이들의 요청은 모세에게 강한 반발을 일으켰지만, 이제 그들은 모세와의 대화를 통해 공동체의 부담을 함께 지겠다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입니다. “우리가 우리 처자를 이 성읍들에 머물게 하고, 무장하고 이스라엘 자손보다 앞서 가겠습니다”(17절)라는 결단은, 요단 동편 정착을 조건으로 하되 가나안 정복 전쟁에는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이 본문은 ‘자기 유익’과 ‘공동체 사명’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 잡힌 신앙의 책임을 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장면입니다. 모세는 이 약속을 받아들이되, 여호와 앞에서의 충성된 실행을 강조하며, 이 약속이 실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못 박습니다.


❖ 역사적 배경

 

이 시점은 출애굽 이후 40년 광야 여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며, 이스라엘은 모압 평지, 곧 요단강 동편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 가나안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르우벤과 갓 지파는 아직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들의 유산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수기 26장 이후, 새로운 세대에 대한 인구조사와 기업 분배의 준비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두 지파의 요청은 이스라엘 전체 공동체에 대한 신학적 긴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본문 16절 이후는 이 긴장이 책임과 헌신을 기반으로 해소되어가는 과정으로, 분열의 위기에서 공동체적 연합으로 전환되는 신앙적 전례를 형성합니다.


❖ 문화적 배경

 

고대 이스라엘 사회에서 “전쟁 참여”는 단순한 군사적 의무를 넘어서, 언약 공동체로서의 책임과 신앙을 상징했습니다. 르우벤과 갓 지파는 요단 동편의 경제적 유익을 선택했지만, 그것이 전체 공동체로부터 자신들을 분리시키는 원인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전쟁의 최전선에 서기를 자처합니다. 이는 공동체 안에서의 유익을 얻는 자는 반드시 그 공동체의 부담을 함께 져야 한다는 당시 사회적 윤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성읍을 먼저 건축하고 가족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계획(16절)은 책임감 있는 가장의 모습이자, 공동체를 배려한 신중한 결정이었습니다. 동시에 이는 전투 참여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신앙 공동체에 대한 충성을 실천하려는 문화적 실천이기도 했습니다.


❖ 신학적 배경

 

이 본문은 신학적으로 ‘신앙과 삶의 균형’, ‘자기 유익과 공동체 사명 사이의 갈등’, 그리고 ‘헌신의 책임’이라는 주제를 드러냅니다. 르우벤과 갓 지파는 하나님이 처음 약속하신 땅(가나안) 밖에 머물기를 원했지만, 그들의 결정은 단순한 불신앙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향한 충성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결단이었습니다. 모세는 이 약속을 받아들이되, 그것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져야 하며, 만약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너희는 여호와 앞에서 죄를 범하게 될 것”(23절)이라며 단호하게 경고합니다. 이로써 신앙은 말이 아닌 실행이어야 하며, 하나님 앞에서의 책임은 철저한 순종으로 나타나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 본문은 오늘날 교회 공동체에서도, 신앙인의 개별 선택이 전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경계하게 만들며, 헌신은 개인의 만족이 아닌 공동체적 책임과 순종의 실천임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 본문요약

❖ 16–17절 │ 책임 있는 헌신의 제안

 

르우벤과 갓 자손은 모세의 질책에 즉각 반응하며, 자신들이 가축을 위한 우리와 자녀를 위한 성읍을 세운 후, 전쟁에는 무장하고 이스라엘보다 앞서 나아가겠다고 제안합니다. 이들은 요단 동편에 정착하되, 자신들의 땅을 먼저 확보하고도 공동체의 사명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합니다. 그들은 가축과 가족의 안전을 확보하되, 가나안 정복 전쟁에 앞장서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합니다. 이는 공동체 안에서의 책임과 헌신, 그리고 개인 유익과 공동체 사명의 균형을 모색한 실제적인 신앙의 결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 18–19절 │ 공동체 유업을 인정하는 겸손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이 각 지파의 유업을 받기 전까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자신들의 정착이 우선이 아니며, 이스라엘 전체가 유업을 받을 때까지 충성을 다하겠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자신들은 요단 이편에서 이미 기업을 얻었으므로, 가나안 땅에서는 따로 유산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이는 공동체 유산을 존중하고, 자신의 몫에 만족하는 겸손과 자족의 신앙을 보여주는 고백입니다.


❖ 20–24절 │ 모세의 수용과 경고

 

모세는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그들의 약속을 ‘여호와 앞에서의 헌신’으로 정식화합니다. 그들이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싸운다면 요단 이편 땅은 그들의 소유가 될 것이고,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여호와 앞에서 죄를 범하는 것이며, 그 죄는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 경고합니다. 모세는 단지 사람 앞에서의 약속이 아닌, 하나님 앞에서의 약속으로 이 사안을 규정하며, 신앙은 반드시 실행으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가축의 우리와 성읍을 건설하되, 그 순서를 ‘자녀 먼저’로 바꿔 말하며, 헌신은 안전과 책임이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합니다.


❖ 25–27절 │ 순종의 확약과 공동체적 합의

 

르우벤과 갓 지파는 모세의 말을 듣고 그 명령을 철저히 따르겠다고 다시금 약속합니다. 그들은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전쟁에 참여할 것이며, 이스라엘 자손과 함께 가나안 땅 정복을 끝까지 감당할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이는 초기의 요청이 공동체 분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였지만, 결국 대화와 책임 있는 헌신을 통해 공동체의 일치와 연합으로 나아가는 회복의 과정이었음을 보여줍니다.

 


📖 붙잡는 말씀

23 너희가 만일 그같이 아니하면 여호와께 범죄함이니 너희 죄가 반드시 너희를 찾아낼 줄 알라 

 

르우벤과 갓 지파의 요청을 받아들인 모세는 분명한 경고를 덧붙입니다. 그들의 제안이 단순히 공동체에 대한 약속이 아니라, 여호와 앞에서의 ‘서원’임을 밝히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곧바로 하나님께 범죄하는 것이며, 그 죄는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구절은 우리 신앙의 이면을 날카롭게 비추는 말씀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한 약속은 단순한 말이 아닌, 삶으로 이어져야 할 책임이며 헌신입니다. 공동체 앞에서 맺은 언약, 하나님 앞에서 드린 고백이 실제 행위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신실하지 않은 믿음이며, 결국 드러나고야 마는 죄가 됩니다.

 

믿음의 여정에는 말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순종과 실행입니다. 오늘 본문의 지파들처럼, 때로는 타협과 유익의 경계선에서 믿음으로 결단할 수 있지만, 그 결단이 말에 머무를 때 우리는 ‘은혜의 언어’를 입에 담고도 ‘불순종의 길’을 걷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가 말한 그 약속을 네 삶으로 지킬 수 있느냐?”

“네가 세운 그 계획은 내 뜻 안에 있느냐?”

 

이 말씀은 우리에게 말과 삶의 일치를 묻습니다.

믿음은 고백으로 시작하지만, 반드시 삶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증명을 회피하거나 미루는 신앙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그분은 거룩하시며, 진실하시고, 우리 중심을 아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말씀 앞에 서서 다시 묻습니다.

나는 지금, 하나님께 한 약속을 삶으로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가?

내가 맺은 서원은 단지 말의 헌신이었는가, 아니면 삶의 결단이었는가?

 

신실한 믿음은 언제나 말이 아닌 ‘행동으로 드러나는 경건’입니다.

오늘도 그 말씀 앞에서, 삶으로 순종하며 나아가길 소망합니다.

그때 우리의 헌신은 하나님 앞에서 아름다운 증거가 될 것입니다.

 


📖 단어 연구

❖ 무장하다 (חָגוּר / 하구르)

 

뜻과 의미

‘하구르(חָגוּר)’는 히브리어 동사 ‘חָגַר(하가르)’의 분사형으로, ‘허리에 띠를 두르다’, ‘무장을 하다’, ‘전투를 준비하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본래는 허리띠를 매는 행위를 가리키며, 이는 구약에서 종종 전투를 위한 준비 자세, 즉 마음가짐과 행동의 준비를 상징합니다.

 

본문에서의 의미

르우벤과 갓 자손은 모세에게 자신들의 요청을 설명하며 “우리가 무장하고 이스라엘 자손보다 앞서 가서 싸우되…”(17절)라고 약속합니다. 여기서 ‘무장하다’는 단순한 군사적 준비를 넘어서, 공동체를 위해 앞장서 싸우겠다는 책임 의식을 담고 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땅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약속의 땅을 얻기 위해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신들도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태도를 드러냅니다.

 

신학적 의미

신앙의 여정은 언제나 준비된 자의 여정입니다. ‘하구르’는 내적 준비, 곧 순종과 헌신의 무장을 의미하며, 에베소서 6장에서 사도 바울은 ‘진리의 허리띠를 띠고’(엡 6:14)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자는 늘 영적 무장을 갖추어야 하며, 믿음의 싸움은 준비된 자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 앞서가다 (לִפְנֵי / 리프네)

 

뜻과 의미

‘리프네(לִפְנֵי)’는 전치사 ‘לִ(리)’와 명사 ‘פָּנִים(파님, 얼굴)’이 결합된 형태로, ‘~보다 앞에’, ‘앞서서’, ‘면전에서’를 의미합니다. 구약에서는 종종 하나님의 면전에서, 또는 공동체보다 앞장서 어떤 행동을 할 때 사용됩니다.

 

본문에서의 의미

르우벤과 갓 지파는 자신들이 전쟁에 참여하되, “이스라엘 자손보다 앞서 가서 싸우겠다”(17절)고 말합니다. 이는 단지 순서상의 개념이 아니라, 자신들이 이 싸움에서 책임 있게 선두에 서겠다는 의지적 표현이며, 공동체를 위한 헌신의 태도를 나타냅니다.

 

신학적 의미

‘리프네’는 영적 리더십과 희생의 상징입니다. 주님의 일을 감당하는 사람은 늘 ‘앞서’ 걸어야 합니다. 이는 권위가 아니라, 책임의 위치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우리를 대신하여 ‘앞서 가신’ 분이셨습니다(히 6:20). 따라서 진정한 믿음은 뒤에서 따르려는 신앙이 아니라, 앞서 순종하고 헌신하려는 마음입니다.


❖ 사로잡힘 (שְׁבִי / 쉐비)

 

뜻과 의미

‘쉐비(שְׁבִי)’는 ‘사로잡힘, 포로됨’을 뜻하는 히브리어 명사입니다. 이는 전쟁의 결과로 얻은 포로를 의미하며, 고대 근동 문화에서 전쟁 후 포로를 취하는 것은 승리의 상징이자 자산의 일부로 여겨졌습니다.

 

본문에서의 의미

본문 26절에서 두 지파는 “우리 처자와 양 떼와 모든 가축은 길르앗 성읍들에 머물게 하라”고 말하며, 이들은 이미 길르앗 땅을 점령하고 사로잡은 상태에 있습니다. ‘쉐비’는 이들이 전쟁의 승리 이후 얻게 된 결과물이며, 이 땅을 분깃으로 요청하는 근거가 됩니다.

 

신학적 의미

‘쉐비’는 단지 물리적 포로의 개념을 넘어, 죄와 죽음에서의 포로됨에서 해방된 신학적 의미로 확장됩니다.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로잡힌 자들을 이끄시고(엡 4:8)’ 하늘로 오르셨다고 말씀합니다. 우리가 얻게 된 모든 유업과 자유는 주님의 승리와 순종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 허락하다 / 명하다 (צָוָה / 차와)

 

뜻과 의미

‘차와(צָוָה)’는 ‘명령하다, 지시하다, 허락하다’는 뜻의 히브리어 동사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말씀하실 때 자주 사용되는 단어로, 하나님의 주권적 말씀과 명령의 권위를 상징합니다.

 

본문에서의 의미

모세는 르우벤과 갓 지파의 조건부 요청을 들은 후, 엘르아살 제사장과 여호수아, 족장들에게 명령합니다(28절). 이때 사용된 동사가 바로 ‘차와’입니다. 이는 모세의 승인 자체가 단순한 수용이 아닌, 공동체 질서와 언약의 연속성 안에서 신중하게 명령된 것임을 보여줍니다.

 

신학적 의미

하나님의 ‘차와’는 곧 생명의 명령이며, 순종의 기준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하나님의 질서를 따라 공동체의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항상 공동체 전체를 살리는 방향으로 흐르며, 우리의 결정과 순종도 이 기준 안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그 어떤 판단도 하나님께로부터의 ‘명령’을 기준 삼을 때, 거룩한 질서가 세워집니다.

 


📖 절별 주해

❖ 16–17절 │ 책임 없는 특권은 없습니다

 

르우벤과 갓 자손은 모세의 질책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힙니다. “우리가 이곳에 양 우리를 짓고 성읍들을 세워 우리 처자를 보호하게 하고, 무장하고 이스라엘보다 앞서 전쟁에 나가겠다”고 말합니다. 처음의 요청과는 달리, 이제는 공동체를 위한 책임 있는 태도로 보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합니다. 가족은 뒤에 남겨두고, 자신들은 전쟁에 나가겠다는 이 전략은, 공동체적 연대를 완전하게 회복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권을 얻으려는 요청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하며, 이는 신앙 공동체 안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 18–19절 │ ‘함께 들어가되, 함께 살지 않겠다’는 선택

 

그들은 “우리가 기업을 함께 받지 않겠고 요단 이편이 우리 기업이 되기를 원한다”고 선언합니다. 이는 전쟁에는 참여하되, 삶은 따로 하겠다는 태도로, 공동체 속에 머무르되 완전히 속하지는 않겠다는 이중적 신앙의 모습을 반영합니다. 마치 오늘날 교회 안에 있으나 공동체의 고난이나 헌신에는 거리를 두는 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참된 연합은 함께 싸우는 것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데까지 나아가야 완전한 연합입니다.


❖ 20–22절 │ 조건부 허락과 신실한 헌신의 요구

 

모세는 이들의 말을 듣고 “너희가 과연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싸우며… 그 땅이 정복되기까지 여호와 앞에서 나아가 싸우면 그 땅을 기업으로 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허락은 전적인 수용이 아니라, ‘조건부 약속’입니다. 즉, 약속한 바를 신실히 이행할 때에만 그들의 요청이 허락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여호와 앞에서’라는 표현이 반복되며, 이는 이 싸움이 단지 지리적 정복이 아니라 신앙적 순종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단순히 원한다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말씀에 대한 믿음과 순종을 통해 실현됩니다.


❖ 23절 │ 드러나지 않아도 반드시 드러날 책임

 

모세는 그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덧붙입니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너희가 여호와께 죄를 범한 것이니… 너희 죄가 너희를 찾아낼 줄 알라.” 이는 공동체 안에서 한 말은 반드시 책임져야 하며, 외면적인 순종만이 아니라 내면의 정직함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경고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맺은 약속은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 앞에서 반드시 드러나며, 그 책임은 면할 수 없습니다. 신앙은 항상 ‘하나님 앞에서(Lifnei Adonai)’의 긴장 속에 있어야 합니다.


❖ 24–25절 │ 말씀대로 행하겠다는 결단

 

르우벤과 갓 지파는 모세의 조건을 듣고, “당신의 종들은 우리 주께서 명령하신 대로 행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는 신앙적 태도의 전환점을 보여주는 고백이며, 이제는 단지 자신들의 계획이 아니라, 모세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겠다는 자세로 발전된 모습입니다. 여기서 ‘명령하신 대로’라는 표현은 순종의 방향이 더 이상 자기중심이 아닌 하나님 중심으로 옮겨졌음을 시사합니다.


❖ 26–27절 │ 순종의 실제화, 믿음의 실행

 

마지막으로 그들은 가족과 재산은 요단 동편에 남기고, “모든 장정은 무장하고 여호와 앞에서 싸우러 가겠다”고 재확인합니다. 이는 단순한 언약의 말이 아니라,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려는 구체적 계획을 포함합니다. 순종은 감정이 아닌 결단이며, 그 결단은 삶 속의 구체적 실행을 통해 완성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무장한다는 것은, 단지 검을 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유익보다 하나님의 뜻과 공동체의 유익을 앞세우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 묵상

르우벤과 갓 자손은 현실적인 필요를 앞세워 요단강 동편 땅을 기업으로 요청합니다. 그러나 모세의 책망 앞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다시 정리하며, 전쟁에 앞장서고 공동체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이들의 태도에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결론은 여전히 동일합니다. “우리는 이 땅에 남고, 싸움만 참여하겠습니다.”

신앙은 언제나 목적뿐 아니라 방향도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요단 서편에 있었고, 거기서 공동체의 완전한 연합이 실현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싸움은 함께 하지만 사는 곳은 따로 하겠다고 말합니다. 이는 겉으로는 순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부분적인 헌신, 제한된 동행의 모습입니다.

 

오늘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며 이런 유사한 태도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나님, 예배는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삶은 제 방식대로 살겠습니다.” “섬김은 하겠지만, 내 시간과 편안함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단순히 외적인 참여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가 하나님 나라에 깊이 연결되기를 원하십니다. 싸움은 함께하지만 삶은 따로 하려는 태도는 결국 공동체의 연합을 흐리고, 믿음의 길을 복잡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이런 질문 앞에 서야 합니다.

“나는 지금 신앙 안에서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가?”

“공동체와 함께 싸우고 있는가, 아니면 안전한 곳에서 머물며 형식만 갖추고 있는가?”

“하나님의 약속 앞에서 정말로 나의 삶 전체를 들여 순종하고 있는가?”

 

신앙은 어느 한 부분만이 아니라, 전 인격적 응답과 헌신을 요구합니다. 오늘도 주님의 부르심 앞에, 일부가 아닌 전부를 드리는 용기를 구해야 할 때입니다.

요단강은 건너는 자에게만 약속을 줍니다. 오늘도 믿음의 싸움을 함께하며, 삶의 방향까지도 하나님 앞에 들이는 순종의 걸음을 내딛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말씀 _ "함께 건너야만 합니다."

서론 │ 혼자 안주하고 싶은 유혹 앞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신앙의 여정에서 언제나 ‘이쯤이면 됐다’는 유혹을 만납니다. 이제는 쉬고 싶고, 내가 누릴 만큼 누렸으니 조금은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들죠. 오늘 본문 속 르우벤과 갓 지파도 그런 순간에 있었습니다. 전쟁은 거의 끝나가고, 눈앞의 요단 동편 땅은 너무나 좋아 보였습니다. 기름지고 평화로웠고, 가축을 기르기에 완벽한 환경이었습니다. 그들은 이곳이 더 이상 ‘광야’가 아닌 안정된 정착지로 보였고, 그래서 모세에게 이 땅을 유업으로 달라 요청합니다.

 

그들의 요청은 겉보기에 정중하고 합리적이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머물 테니, 대신 가나안 전쟁에는 참여하겠습니다.” 그들의 말은 전혀 무례하지 않았고, 실리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예리하게 그 중심을 꿰뚫습니다. “너희는 여기 머물면서, 형제들이 싸우러 가는 걸 그냥 보겠다는 것이냐?” 이 말 속에는 신앙 공동체에 대한 책임, 부르심에 대한 연대, 하나님 앞에서의 동행이라는 본질이 담겨 있습니다.

 

 

본론 │ 요단강 앞에서 드러나는 세 가지 영적 태도

 

1. 눈앞의 유익을 붙잡고 싶은 본능 (16–19절)

 

르우벤과 갓 지파는 모세의 질책을 듣고, 그들의 요청을 수정합니다. “우리가 우리 처자를 이 땅의 성읍에 두고, 무장하여 형제들과 함께 가나안 땅을 정복하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들의 진심 어린 태도 변화입니다. 그들은 단순히 이기적인 정착을 바란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필요와 공동체의 사명을 동시에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여전히 ‘분리의 마음’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땅을 얻었으니, 전쟁만 함께 하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그들의 요청에는 공동체와 함께 마지막까지 걸으려는 헌신이 있지만, 동시에 영적 중심이 이동하는 위험성도 있습니다. 믿음은 언제나 “함께”를 지향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전체’에게 주어진 것이지, ‘부분’의 타협 속에 있지 않습니다.

 

 

2. 책임 있는 동행을 택한 믿음 (20–24절)

 

모세는 그들의 마음을 검토한 후, 분명한 조건을 붙입니다. “너희가 무장하여 여호와 앞에서 전쟁에 나아가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이 땅은 너희 유업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리하지 않으면, 너희는 여호와 앞에서 죄를 범한 것이다.”

 

여기서 모세는 단순히 약속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신앙의 책임성을 강조합니다. 전쟁에 나가는 것, 공동체를 끝까지 지키는 것, 하나님의 사명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모든 것이 믿음의 증거입니다. 순종은 약속의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약속의 과정에 끝까지 함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끔 ‘하나님 앞에서의 순종’을 부분적으로 해석할 때가 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내 형편은 이러하니 예외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하나님의 사명은 언제나 전심(全心)을 요구하십니다. 함께 건너지 않으면, 약속을 온전히 누릴 수 없습니다.

 

 

3. 신앙의 연대를 회복하는 언약 (25–27절)

 

르우벤과 갓 자손은 모세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들은 명확하게 대답합니다. “여호와께서 당신에게 명령하신 대로 우리가 다 행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동의가 아니라, 신앙 공동체 안에서 다시 서는 언약의 고백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함께 가겠습니다. 끝까지 걸으며, 함께 싸우겠습니다.’라는 믿음의 선언이죠.

 

이 고백은 오늘 우리에게도 울림이 있습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가 다르고, 여건이 다르고, 감당해야 할 무게가 다르지만, 하나님 나라의 부르심 앞에서는 ‘함께 걸어가는 연대’가 필수입니다. 우리는 혼자만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와 더불어 주님의 사명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 동참한 자들입니다.

 

 

결론 │ 함께 건너야 약속이 완성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의 약속은 공동체적 약속입니다. 혼자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어야 완성되는 약속입니다. 눈앞의 풍요로움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우리는 반드시 요단을 건너야 합니다. 눈앞의 유익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선택하는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크고 작은 요단강 앞에 서 있습니다. 믿음의 도약, 사명의 연대, 끝까지 동행하는 순종—이 모든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요단 저편에서 우리를 기다리시며, 우리가 ‘함께 건너오기를’ 원하십니다.

 

함께 걸을 때, 하나님의 약속은 우리 삶 가운데 완성될 것입니다.

 


📖 올려드리는 기도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신 하나님,

오늘도 말씀 앞에 제 마음을 비추어 봅니다.

눈앞에 있는 안정과 유익을 붙잡고 싶었던

르우벤과 갓 지파의 모습 속에서

저의 모습을 봅니다.

저 또한 상황을 계산하고, 현실의 이익을 따져

하나님의 약속을 유보한 채

‘여기쯤이면 충분하다’고 머물려 했던 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주님,

당신은 저를 그 자리에 머물게 하지 않으시고,

‘함께 건너라’고 부르십니다.

혼자의 유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순종 속에서

당신의 뜻이 완성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십니다.

 

저도 믿음의 걸음을 선택하겠습니다.

불편하고 두려운 강을 건너야 한다 해도,

약속의 땅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해도,

당신께서 말씀하시면

저는 무장하여 나아가겠습니다.

함께 걷는 이들과 어깨를 맞대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여정에 참여하겠습니다.

 

주님, 제 안의 이기심을 꺾어 주시고

공동체를 향한 사랑과 헌신을 회복시켜 주옵소서.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내가 꼭 필요합니다’라는 믿음의 자리에 서게 하소서.

 

오늘도 순종의 걸음을 통해

당신의 약속이 제 삶 속에 이뤄지기를 소망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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