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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개역개정
12 무교절의 첫날 곧 유월절 양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께 여짜오되 우리가 어디로 가서 선생님께서 유월절 음식을 잡수시게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하매
13 예수께서 제자 중의 둘을 보내시며 이르시되 성내로 들어가라 그리하면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그를 따라가서
14 어디든지 그가 들어가는 그 집 주인에게 이르되 선생님의 말씀이 내가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음식을 먹을 나의 객실이 어디 있느냐 하시더라 하라
15 그리하면 자리를 펴고 준비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거기서 우리를 위하여 준비하라 하시니
16 제자들이 나가 성내로 들어가서 예수께서 하시던 말씀대로 만나 유월절 음식을 준비하니라
17 저물매 그 열둘을 데리시고 가서
18 다 앉아 먹을 때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한 사람 곧 나와 함께 먹는 자가 나를 팔리라 하신대
19 그들이 근심하며 하나씩 하나씩 나는 아니지요 하고 말하기 시작하니
20 그들에게 이르시되 열둘 중의 하나 곧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자니라
21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나지 아니하였더라면 자기에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하시니라
22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23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니 다 이를 마시매
24 이르시되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25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하나님 나라에서 새 것으로 마시는 날까지 다시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26 이에 그들이 찬미하고 감람 산으로 가니라
New American Standard Bible (NASB)
12 On the first day of Unleavened Bread, when the Passover lamb was being sacrificed, His disciples *said to Him, “Where do You want us to go and prepare for You to eat the Passover?”
13 And He *sent two of His disciples and *said to them, “Go into the city, and a man will meet you carrying a pitcher of water; follow him;
14 and wherever he enters, say to the owner of the house, ‘The Teacher says, “Where is My guest room in which I may eat the Passover with My disciples?” ’
15 “And he himself will show you a large upper room furnished and ready; prepare for us there.”
16 The disciples went out and came to the city, and found it just as He had told them; and they prepared the Passover.
17 When it was evening He *came with the twelve.
18 As they were reclining at the table and eating, Jesus said, “Truly I say to you that one of you will betray Me—one who is eating with Me.”
19 They began to be grieved and to say to Him one by one, “Surely not I?”
20 And He said to them, “It is one of the twelve, one who dips with Me in the bowl.
21 “For the Son of Man is to go just as it is written of Him; but woe to that man by whom the Son of Man is betrayed! It would have been good for that man if he had not been born.”
22 While they were eating, He took some bread, and after a blessing He broke it, and gave it to them, and said, “Take it; this is My body.”
23 And when He had taken a cup and given thanks, He gave it to them, and they all drank from it.
24 And He said to them, “This is My blood of the covenant, which is poured out for many.
25 “Truly I say to you, I will never again drink of the fruit of the vine until that day when I drink it new in the kingdom of God.”
26 After singing a hymn, they went out to the Mount of Olives.
📖 들어가는 기도
주님, 오늘도 당신의 말씀 앞에 불러주시니 감사합니다.
오늘은 특별히 주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식탁을 나누셨던 그날을 기억합니다.
주님께서 떡을 떼시며, 포도잔을 드시며, 우리를 위해 주신 몸과 피를 말씀하셨던 그 자리.
그 거룩한 예식 안에 담긴 주님의 사랑과 순종, 그리고 십자가를 향한 각오를 오늘 깊이 묵상하고자 합니다.
주님, 저희는 너무 쉽게 익숙함에 무뎌지고, 너무 자주 영적 감격을 잃어버린 채 신앙의 길을 걷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통해 다시금 당신의 사랑 앞에, 그 떡과 잔 앞에, 십자가 앞에 서게 하소서.
주님께서 흘리신 피 한 방울, 찢기신 살 한 조각이 저희에게 생명임을 고백하며, 그 은혜를 가볍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 당신께서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그들 가운데 배신할 자가 있음을 아시면서도 끝까지 사랑하신 그 은혜를 기억합니다.
저희도 연약하고 때로는 흔들리며, 주님을 아프게 하는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식탁을 차려주시고, 끝까지 품으시는 주님의 사랑에 감격합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저희가 오늘도 주님의 사랑에 응답하게 하소서.
자기중심적인 삶에서 벗어나,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과 함께 걷는 고난의 길, 사랑의 길, 순종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
오늘 하루도, 주님의 피와 살로 다시 살아가는 은혜의 날이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본문배경
1. 역사적 배경
마가복음 14장 12-26절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식사(최후의 만찬)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이 본문은 유대력으로 니산월 14일로 추정되며, 유월절 어린 양을 잡는 날과 동일합니다(출 12:6).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해방된 구원의 날을 기념하는 절기로, 본문의 시간적 배경은 출애굽의 은혜를 회상하는 밤입니다.
이 시기, 예루살렘은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모여든 유대인들로 매우 붐비고 있었고, 종교 지도자들은 이미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정한 상태였습니다(막 14:1-2). 한편, 예수님은 이 절기의 영적 의미를 완전히 성취하실 어린 양으로서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즉, 본문은 단지 절기 지킴이 아닌, 하나님의 구속사가 결정적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담고 있는 장면입니다.
또한 이 시기는 로마 제국의 통치 아래 있었기 때문에, 대제사장과 장로들이 예수를 종교적으로 심문하고, 로마 총독 빌라도가 정치적으로 재판할 수밖에 없었던 복합적인 상황도 배경으로 작용합니다.
2. 문화적 배경
유월절 만찬은 히브리 전통에 따라 집에서 가족 단위로 양을 잡고, 무교병과 쓴 나물과 함께 식사하는 절차로 진행되었습니다. 제자들과 예수님이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서 함께 식사한 것도 이러한 유대 문화적 전통에 따른 것입니다. 식사는 단지 배고픔을 해결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을 어떻게 구원하셨는지를 세대 간에 전수하고 기념하는 은혜의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만찬 중, 기존 유월절 전통의 의미를 넘어서 새 언약의 의미로 전환하십니다. 떡과 포도주를 단순한 식사의 요소가 아닌, 자신의 몸과 피로 해석하시며 제자들에게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나의 몸”이라고 말씀하십니다(막 14:22-24). 이는 성찬의 기원이 되는 말씀이며, 유월절의 상징이 그리스도께로 완전히 연결됨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또한, 당시 유대 문화에서 식탁은 친밀함과 동행을 상징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친밀한 식탁에서 자신을 배반할 자가 있음을 밝히십니다(막 14:18). 이는 단지 윤리적인 충격을 넘어, 사랑의 공동체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배신과 고통의 현실을 드러내는 문화적 장면입니다.
3. 신학적 배경
마가복음 14장의 이 본문은 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언약의 갱신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떡과 포도주를 나누시며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고 하신 장면(막 14:24)은 예레미야 31:31-34절의 새 언약 예언을 성취하는 선언입니다. 이는 과거의 율법 중심의 언약이 아닌, 예수님의 피를 통한 구속 중심의 언약으로 전환되는 극적인 순간입니다.
또한 이 장면은 예수님이 유월절의 어린 양으로서 자신을 내어주시는 의도적 희생을 드러냅니다(고전 5:7). 십자가에서 흘릴 피를 미리 언급하시며, 자기희생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구체화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 본문은 또한 종말론적 소망을 품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하나님 나라에서 새롭게 마시는 날까지 다시 마시지 아니하리라”(막 14:25)고 하신 말씀은,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바라보는 종말론적 선언입니다. 이는 성찬이 단지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가올 하나님 나라의 충만한 잔치로 연결되는 소망의 행위임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마가복음 14장 12-26절은 역사적으로는 유월절과 십자가의 전야라는 결정적 시점이며, 문화적으로는 유대 전통 안에서 새 언약으로의 전환을 담고 있으며, 신학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희생과 구속의 중심 진리를 선포하는 본문입니다.
📖 본문요약
12절 │ 유월절 어린 양 잡는 날의 제자들의 질문
유월절 무교절 첫날, 즉 유월절 어린 양을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질문합니다. “선생님, 우리가 어디로 가서 유월절 음식을 준비하기를 원하시나이까?” 이 질문은 단순한 식사 준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사건을 기억하며 지키는 가장 거룩한 절기인 유월절에 예수님과 함께 의미 있는 식사를 하고자 하는 제자들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그 장소와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계심을 신뢰하며 물은 것입니다. 여기에는 그들이 아직 예수님의 죽음을 예감하지 못하는 순수함과 동시에, 유월절의 전통을 따르고자 하는 유대인의 정체성이 드러납니다.
13-15절 │ 예수님의 섬세한 예비: 물동이 든 사람과 다락방
예수님께서는 두 제자를 보내시며, 구체적인 지시를 주십니다. “성 안에 들어가면 물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그를 따라가라.” 이 장면은 마치 스파이 작전처럼 보일 만큼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당시에는 물을 길으러 가는 일은 주로 여자의 일이었기 때문에, 물동이를 들고 있는 남자라는 묘사는 매우 이례적이며, 제자들이 분명히 알아볼 수 있도록 계획하신 신호였습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선생님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먹을 객실이 어디냐고 묻고, 그 사람이 안내하는 큰 다락방에서 준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예수님의 신적 전지하심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신의 죽음을 앞두고도 모든 것을 질서 있게 준비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줍니다.
16절 │ 제자들의 순종과 준비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나가서 성 안에 들어가 물동이를 든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안내에 따라 큰 다락방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유월절 식사를 준비합니다. 이 짧은 구절은 단순한 묘사처럼 보이지만,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얼마나 신뢰하고, 순종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또한 유월절 식사는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 준비는 제자들에게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신앙 행위였을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예수님은 유월절과 십자가 사건을 연결시키는 새로운 구속의 서막을 여십니다.
17-18절 │ 식사 중 예고된 배신자
저녁이 되자 예수님은 열두 제자와 함께 다락방에 들어가 유월절 만찬을 시작하십니다. 그러나 그 거룩하고 친밀한 식사의 자리에서 예수님은 충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중 하나, 나와 함께 먹는 자가 나를 팔리라.” 이는 단순히 사건의 예언이 아니라, 제자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말씀입니다. 유월절 만찬은 가족과 같은 공동체 안에서의 교제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누군가가 스승을 배신할 것이라는 말씀은 공동체 내부의 갈등과 위기를 드러내는 강렬한 메시지입니다.
19절 │ 제자들의 슬픔과 반응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제자들은 매우 근심하며 각기 말합니다. “나는 아니지요?” 이 장면은 제자들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부정하지 못합니다. 마음 깊은 곳에 자신이 죄를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자신이 예수님을 팔 배신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싶어 했습니다. 이는 단지 유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배신의 가능성 앞에 서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며, 인간의 연약함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20-21절 │ 예수님의 선언: 인자는 예정대로 가거니와
예수님은 “그것은 열둘 중 하나,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자니라”라고 다시 말씀하십니다. 이는 단지 범인을 지목하신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나눔과 교제의 자리를 배신의 도구로 삼은 죄의 심각성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이어서 “인자는 자기에 대하여 기록된 대로 가거니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라고 말씀하시며, 하나님의 섭리와 인간의 책임을 동시에 언급하십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반드시 이루어지지만, 그것을 이용하여 죄를 범하는 자에게는 분명한 심판이 따를 것임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22절 │ 떡을 떼시며 자신의 몸을 나누시는 예수님
식사 중 예수님은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받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이 말씀은 유월절 만찬의 전통을 완전히 새롭게 해석하신 선언입니다. 애굽에서 해방된 기념의 식탁이 이제는 죄에서 해방되는 새 언약의 식탁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떡은 단순한 양식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찢기실 몸을 상징하는 상징적 요소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예수님은 자신이 속죄의 제물이 될 것임을 명백히 제시하십니다.
23-24절 │ 잔을 나누시며 언약의 피를 언급하심
예수님은 잔을 가지시고 감사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니라.” 이 말씀은 레위기적 희생제사의 피가 아니라, 예레미야 31장에 예언된 새 언약의 피를 의미합니다. 구약의 피는 동물을 통해 반복적으로 흘려져야 했지만, 예수님의 피는 단 한 번으로 모든 사람의 죄를 영원히 사하는 능력 있는 희생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잔을 통해 제자들에게 죄 사함의 은혜를, 그리고 새 생명의 언약을 확증해주신 것입니다.
25절 │ 종말의 소망: 하나님 나라의 완성
예수님은 이어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이제부터 하나님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마시는 날까지 다시 마시지 아니하리라.” 이는 단지 포도주의 끊김이 아니라, 종말론적 잔치에 대한 소망의 선언입니다. 예수님은 고난과 죽음을 앞두고도 제자들에게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이는 성찬이 단지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소망하는 행위임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26절 │ 찬미와 감람산으로의 발걸음
제자들과 예수님은 찬미를 부른 후 감람산으로 나아갑니다. 이는 시편 113-118편 사이의 할렐송을 부른 것으로 추정되며, 유월절 만찬의 전통적인 마무리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찬양 이후, 감람산으로 향하시며 겟세마네 기도와 십자가의 고난을 준비하십니다. 이 장면은 예배와 고난, 기도와 십자가의 길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결절점입니다. 예수님의 길은 찬양으로 마무리되지 않고, 고난과 죽음으로 이어지며 그 안에서 진정한 순종과 승리를 이룹니다.
📖 붙잡는 말씀
이르시되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v.24)
예수님께서 유월절 만찬 자리에서 제자들에게 포도주 잔을 주시며 하신 이 말씀은, 단순한 식사의 차원이 아니라 새 언약의 시작을 선언하신 구절입니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라는 표현은 예수님께서 단 한 사람을 위한 구원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한 보편적 희생의 죽음을 선택하셨다는 선언입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십자가의 피가 얼마나 결정적인 은혜인지를 일깨워 줍니다. 율법이 아닌 은혜로, 인간의 행위가 아닌 하나님의 전적인 사랑으로 시작된 구속의 사건. 유월절 어린 양이 피를 흘려 이스라엘을 애굽의 죽음에서 건져냈듯,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죄의 사망에서 우리를 영원히 해방시키는 새로운 출애굽의 통로가 됩니다.
또한 “흘리는 나의 피”라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능동적으로 자신을 내어주셨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십자가는 끌려간 비극이 아니라, 주님이 스스로 선택하신 사랑의 자리입니다. 고난주간을 맞이하는 우리의 심령도, 이 예수님의 능동적인 사랑 앞에서 다시 깨어나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이 피 위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단지 예전의 성만찬 문구가 아니라, 날마다 우리가 붙잡아야 할 복음의 핵심입니다. 예수님의 피는 죄인을 의인 되게 하고, 절망 속에 있는 자를 새 생명으로 옮겨놓는 능력입니다.
📖 핵심단어 연구
1. 유월절 (Πάσχα, Pascha)
❖ 뜻과 의미
• 헬라어 Pascha는 히브리어 פֶּסַח (Pesach)에서 유래된 단어로, “넘어가다”라는 뜻입니다.
• 이는 출애굽 사건에서 하나님의 심판이 이스라엘의 집을 ‘넘어간 것’을 기념하며, 이집트에서 구원받은 사건을 기억하는 유대인의 절기입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 본문에서 예수님은 유월절 양을 잡는 첫날에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준비하십니다(막 14:12).
• 이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희생제물로 내어주시는 구속의 절정이 유월절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신학적 의미
• 유월절은 구약의 해방을 상징하며, 예수님의 십자가는 그 유월절의 완성입니다.
• 신약에서 그리스도는 ‘우리의 유월절 어린 양’(고전 5:7)으로 표현되며, 그의 피로 심판이 우리를 지나가게 합니다.
• 그러므로 유월절은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예수님의 대속적 죽음을 통해 새로운 구원이 시작되었음을 선언하는 표징입니다.
2. 언약 (διαθήκη, diathēkē)
❖ 뜻과 의미
• 헬라어 diathēkē는 “유언”, “약속”, 또는 “계약”을 뜻하며,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구속적인 약정을 나타냅니다.
• 구약에서의 언약은 하나님과 아브라함, 모세, 다윗 등과의 관계에서 사용되었습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 예수님은 잔을 주시며,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고 말씀하십니다(막 14:24).
• 이는 출애굽기 24:8에서 모세가 언약을 세우며 피를 뿌렸던 사건을 기억하게 하며, 이제 예수님의 피가 새로운 언약의 표징이 됨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 신학적 의미
• 예수님의 피는 단지 피 흘림이 아니라, 새로운 언약의 성립이며, 모든 믿는 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보장하는 언약입니다(히 9:15).
• 이 언약은 인간의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무조건적인 사랑의 계약입니다.
• 성찬은 이 언약을 기억하는 공동체의 신앙적 고백이자, 매 순간 예수님의 십자가를 붙드는 은혜의 통로입니다.
3. 잔 (ποτήριον, potērion)
❖ 뜻과 의미
• 헬라어 potērion은 “컵, 잔”을 의미하며, 문자적으로는 음료를 담는 기구입니다.
• 성경에서는 때때로 ‘하나님의 분노의 잔’, ‘축복의 잔’ 등의 상징으로도 사용됩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잔을 주시며, 이것이 자신이 흘릴 피를 상징한다고 하십니다.
• 이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생명과 희생, 언약을 담은 신령한 잔이 되며, 예수님의 대속을 상징합니다.
❖ 신학적 의미
• 이 잔은 교회가 성찬식 때마다 나누는 그리스도의 피를 기념하는 요소입니다.
• ‘잔을 받는다’는 행위는 그리스도의 죽음에 참여하는 것이며, 그 피의 은혜를 내 삶에 받아들이는 신앙의 고백입니다.
• 동시에 이것은 세상의 유혹의 잔을 거절하고, 그리스도의 고난의 길을 따르는 결단을 의미합니다(마 26:39,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4. 피 (αἷμα, haima)
❖ 뜻과 의미
• 헬라어 haima는 “피”를 뜻하며, 생명 자체를 상징하는 단어입니다.
• 성경에서 피는 죄를 씻는 수단으로, 제사의 핵심적인 요소였습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 예수님은 잔을 드시며 이것이 자신의 피라고 말씀하십니다(막 14:24).
• 이는 십자가에서 흘릴 실제 피를 가리키며, 죄 사함을 위한 희생적 피흘림을 예고하는 말씀이었습니다.
❖ 신학적 의미
• 히브리서 9장 22절은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다”고 선언합니다.
• 예수님의 피는 인류의 죄를 사하기 위한 최종적이고 완전한 제사이며, 구원의 근거입니다.
• 피는 언약의 증거이자, 우리가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는 우리가 더 이상 정죄함 없이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담대함을 주는 복음의 핵심입니다.
5. 많은 사람 (πολλῶν, pollōn)
❖ 뜻과 의미
• pollōn은 “많은 사람들”, “다수의 사람들”을 의미하며, 구체적인 숫자보다는 포괄적 개념을 내포합니다.
• 구약의 이사야 53장에서 “많은 사람을 위하여 죽임을 당한 어린 양”의 개념과 연결됩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 예수님은 자신의 피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릴 것이라 하심으로, 그분의 구속이 단지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한 것임을 선포하십니다.
• ‘많은 사람’은 유대인뿐 아니라 이방인까지 포함한 구원의 대상입니다.
❖ 신학적 의미
• ‘많은 사람’은 복음의 보편성과 전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나타냅니다.
• 그러나 동시에 이것은 ‘믿는 자들’에게 적용되는 구원의 효능을 담고 있습니다.
• 그리스도의 죽음은 모든 이에게 열려 있으나, 그 은혜는 믿음으로 응답하는 자에게 적용됩니다.
📖 절별주해
12절 │ 유월절 양 잡는 날의 질문
❖ 해설
• 유월절 양을 잡는 날은 무교절 첫날로, 유월절 식사를 준비하는 날입니다.
• 제자들이 “어디에서 유월절 음식을 준비할까요?”라고 묻는 것은 단순한 장소 문제가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 유월절을 지키고자 하는 제자 공동체의 헌신을 보여줍니다.
• 이는 예수님이 당신의 죽음을 앞두고 계시며, 그 죽음이 유월절 어린 양과 같은 구속적 성격을 지닌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참조: 출 12장).
❖ 적용
•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주님의 만찬을 준비하는가?
• 유월절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구원과 희생을 기리는 삶의 자세입니다.
13-16절 │ 예비된 장소와 순종의 믿음
❖ 해설
• 예수님은 물동이를 든 사람을 따라가라고 지시하십니다.
• 이는 당시 사회에서 드문 남자의 행동으로, 제자들에게 분명한 사인을 주시기 위한 초자연적 예비였습니다.
• “그 사람이 보이는 방”은 단지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준비하신 구속사의 시간과 공간 안에 있음을 상징합니다.
❖ 적용
• 주님은 우리의 순종을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십니다.
• 우리가 믿음으로 따라갈 때, 하나님의 준비하신 은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17-18절 │ 배신을 예고하시는 예수님
❖ 해설
• “저물매”라는 표현은 예수님의 고난과 어두움을 예고하는 상징적 장치입니다.
•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앉아 식사하시며, 한 제자가 자신을 팔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 이 장면은 고요한 식탁에서 일어나는 긴장과 예수님의 전지하심, 그리고 배신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베푸시는 그분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 적용
• 예수님은 우리 안의 어둠까지도 아시지만, 여전히 함께 앉아 주십니다.
• 주님의 사랑은 조건이 아니라 은혜로 주어집니다.
19-21절 │ 배신자에 대한 슬픔과 심판
❖ 해설
• 제자들이 “나는 아니지요?”라고 묻는 것은 각자가 자신의 연약함을 의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 예수님은 ‘같이 그릇에 손을 넣는 자’라고 하심으로, 배신자가 가장 가까운 자 중 하나임을 밝히십니다.
• 21절의 말씀은 하나님의 예정과 인간의 책임이 함께 나타나는 장면입니다. 메시아는 고난당해야 하나, 그를 팔 자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 적용
• 은혜의 자리에 있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구원받는 것은 아닙니다.
• 우리는 항상 자신을 돌아보며 주님의 말씀 앞에 정직해야 합니다.
22절 │ 떡을 떼어 주심 – 몸의 상징
❖ 해설
• 예수님은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것은 내 몸이다”라고 하십니다.
• 떡은 예수님의 희생을 상징하며, 단지 먹는 행위가 아니라 그분의 삶과 죽음에 동참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유월절의 떡은 애굽의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죄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시는 예수님의 몸으로 대체됩니다.
❖ 적용
• 성찬은 단순한 의식이 아닙니다.
• 그것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깊이 되새기고, 우리가 그분의 몸 된 교회로 살아갈 것을 결단하는 고백입니다.
23-24절 │ 잔을 나누심 – 피의 언약
❖ 해설
• 예수님은 잔을 들고 감사하신 후, 모든 제자에게 나누어 주십니다.
• 잔은 구약의 ‘언약의 피’를 상기시키며(출 24:8), 예수님의 피가 죄 사함과 새로운 언약의 근거임을 보여줍니다.
•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피”는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이 보편적인 구원을 가능케 함을 뜻합니다.
❖ 적용
• 예수님의 피는 지금도 우리에게 살아 있는 언약입니다.
• 우리는 이 잔을 받을 때마다, 그분의 죽음을 선포하며, 죄에서 자유케 된 삶을 기념합니다.
25절 │ 새롭게 이루어질 하나님 나라의 잔치
❖ 해설
• 예수님은 포도나무의 열매를 다시 마시지 않겠다고 선언하십니다.
• 이는 종말론적 소망을 담은 선언으로, 하나님 나라에서 다시 마시게 될 기쁨의 잔치를 예고하는 말씀입니다.
• 이 말씀은 단순히 죽음을 앞둔 유언이 아니라, 부활과 재림 이후의 완성을 지향하는 예언입니다.
❖ 적용
• 성찬은 과거를 기억하는 동시에 미래의 영광을 소망하게 합니다.
• 고난의 계절을 지나도, 하나님 나라의 완전한 잔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기억합시다.
26절 │ 찬송 후 감람산으로 감
❖ 해설
• 제자들과 예수님은 찬송을 부르고 감람산으로 향합니다.
• 유대인의 전통에 따라 시편 115-118편을 불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감람산은 예수님께서 고난을 맞이할 겟세마네 동산이 있는 곳으로, 이제 고통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출발점이 됩니다.
❖ 적용
• 찬송은 고난의 길 앞에서도 드릴 수 있는 고백이어야 합니다.
• 우리도 십자가의 길을 향해 나아갈 때, 찬송과 기도로 주님을 따르는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 묵상
마가복음 14장 12-26절은 우리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순종, 그리고 고난을 향한 마지막 걸음을 보여주는 깊은 감정의 본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 장면을 ‘최후의 만찬’이라 부르지만, 예수님께는 단순한 식사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십자가를 향한 유월절 여정의 절정이었고, 동시에 제자들과 함께 나누는 마지막 사랑의 교제였습니다.
유월절 준비에서부터 시작된 본문의 서사는 매우 정돈되어 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한 사람을 따라가다 위층 큰 다락방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줍니다.
주님의 계획은 혼란스럽지 않습니다. 세상은 고난과 배신으로 흔들릴지라도, 하나님은 정확하게 일하시며, 우리 인생의 다락방도 준비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식사 중에 충격적인 선언을 하십니다.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주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앉아 떡을 떼시고 잔을 나누십니다. 주님은 ‘공범의 손’과 함께 식사하십니다. 우리였다면 분노하고, 비난하고, 멀리했을 자를 예수님은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이 말씀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예수님의 실제 살과 피, 그분의 전 존재를 내어주시는 고백입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 그분은 자신의 몸을 찢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성찬은 단지 기념이 아니라, 그분의 사랑에 참여하는 신비요, 은혜의 초대입니다.
또한, 식사 후 예수님과 제자들은 감람산으로 향하며 찬송을 부릅니다. 이것은 제자들이 아직도 십자가의 실상을 이해하지 못하는 가운데, 예수님 혼자만이 아시는 죽음의 길 앞에서 드리는 찬송이었습니다. 그 찬송은 외로움 속에서, 두려움 속에서, 그리고 순종 속에서 울리는 진정한 경배였습니다.
우리는 과연, 눈앞에 고난이 놓여 있을 때 찬송할 수 있는가?
그분처럼 침묵하고, 그분처럼 사랑하며, 그분처럼 순종할 수 있는가?
본문은 우리의 신앙을 깊이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는 성찬을 받을 때마다 예수님의 피로 맺어진 새 언약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언약은 그저 형식이 아니라, 죽음으로 보증된 사랑의 계약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 잔을, 그 떡을 어떤 마음으로 받고 있는가?
마지막 만찬의 자리.
거기에는 배신도 있었고, 두려움도 있었고, 사랑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강하게 남는 것은 ‘헌신’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떡을 떼시며, 자신을 나누시며, 십자가를 향해 걸어가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사랑 앞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물어야 합니다.
“나는 이 떡과 잔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그러나 동시에 외쳐야 합니다.
“주여, 그 사랑으로 오늘도 나를 덮어주소서.”
📖 말씀 _ "그가 주신 떡, 우리가 받은 사랑"
서론 │ 조용한 만찬, 그러나 가장 깊은 사랑의 자리
우리가 고난주간을 맞이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십자가’일 것입니다.
찢기신 몸, 흘리신 피, 가시 면류관과 조롱…
그러나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기 전, 그 걸음을 시작하신 지점은 다름 아닌 조용한 다락방의 식탁이었습니다.
바로 이 유월절 만찬이 고난의 여정이 시작되는 첫 자리였습니다.
당시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출애굽 사건을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절기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들을 애굽의 종살이에서 구출하시고, 어린 양의 피로 심판을 면하게 하신 날을 기억하는 절기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 유월절 만찬의 의미를 넘어서, 자신이 바로 그 어린 양이심을 선언하십니다.
오늘 제자들과 나누는 이 떡과 잔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곧 십자가에서 이루어질 새 언약의 시작이자,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정점이 되는 사건이 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만찬의 자리는 평화로움과 불안함이 공존하는 자리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오랜 친구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식사처럼 보이지만,
그 식탁 위에는 이미 배신의 그림자와 십자가의 무게가 깃들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모든 것을 알고 계셨지만, 그 자리를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가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자리가 바로 우리를 위한 구원의 자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설교를 듣는 우리 모두도, 그 조용한 다락방에 앉아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예수님께서 떡을 떼시고, 잔을 나누시며 우리 각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너를 위한 내 몸이다. 이것은 너를 위한 내 피다.”
그 말씀을 들으며, 우리의 마음은 무엇을 느끼고 있습니까?
오늘 이 시간, 우리는 이 고요하지만 깊은 사랑의 자리에 함께 초대받았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가 매일 받는 떡이 누구로부터 왔는지,
우리가 마시는 은혜의 잔이 어떤 희생 위에 놓여 있는지 다시 바라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본론 │ “그가 주신 떡, 우리가 받은 사랑”
1. 예비하신 은혜 — 준비된 다락방 (12-16절)
유월절 어린 양을 잡는 날, 제자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서 선생님께서 유월절 음식을 드시게 준비하리이까?”
그때 예수님은 구체적인 지시를 주십니다.
물을 가지고 가는 사람을 따라가면, 이미 준비된 큰 다락방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유월절 만찬이 이뤄지게 됩니다.
이 장면은 예수님께서 모든 일정을 정확히 아시고, 모든 준비를 이미 앞서 행하고 계신 분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단지 공간만 준비하신 것이 아닙니다.
유월절의 의미, 제자들의 마음, 그리고 다가올 십자가의 사건까지, 그분은 모든 것을 예비하셨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 인생 속에 예비된 은혜의 자리를 마련하십니다.
때로는 그것이 고난의 순간 같고, 어두운 방 같지만,
주님의 인도하심 안에서는 그곳이 은혜의 다락방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주저앉아 낙심하고 있을 때에도,
“이곳을 지나라. 내가 너를 위해 준비해 두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다락방은 단지 과거 제자들만의 자리가 아니라,
오늘의 우리를 위한 초대장이기도 합니다.
우리 삶 속에 주님이 예비하신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사랑을 회복하고, 은혜를 기억하며,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2. 찢긴 떡과 흘린 잔 — 사랑의 언약 (17-24절)
제자들과 식탁에 앉으신 예수님은 떡을 드시고, 축복하신 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십니다.
그리고 잔을 드시고, 감사 기도하신 후, 제자들에게 돌리십니다.
그 말씀 속에는 엄청난 선언이 담겨 있습니다.
“이것은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이것은 너희를 위한 내 피 곧 언약의 피다.”
이 장면은 단지 상징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살과 피를 나누는 것, 곧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는 사랑의 표현입니다.
유월절의 어린 양이 피를 흘려 이스라엘을 구원했던 것처럼,
이제는 예수님 자신이 그 어린 양이 되어, 온 인류를 위해 자신을 바치시는 순간입니다.
특히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라는 말씀은,
희생의 대상이 단지 제자들만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그 대상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님의 피는 시대를 넘어, 은혜를 갈망하는 모든 영혼에게 흐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 질문 앞에 서야 합니다.
“나는 그 떡을 어떻게 받고 있는가?”
“나는 그 잔을 얼마나 진심으로 받아 마시고 있는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성찬의 떡과 잔이 단순한 예식이나 습관이 아니라,
매번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고백이고, 회복을 위한 초대라는 사실입니다.
3. 배신과 찬송 사이 — 복잡한 인간과 변함없는 사랑 (18, 25-26절)
이 만찬 자리에서 예수님은 충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제자들은 매우 근심하며, 저마다 “나는 아니지요?”라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그 중 하나가, 바로 함께 떡을 나눈 자가 자신을 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대목은 너무나 아프고도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장 가까이 있었던 자가, 가장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놀랍게도,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에게도 여전히 떡을 떼어 주시고, 잔을 나눠 주십니다.
주님의 사랑은 조건 없고, 포기하지 않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우리의 연약함까지 끌어안으시는 사랑입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난 후, 그들은 함께 찬송을 부릅니다.
예수님은 고난의 길 앞에서도 찬송하셨습니다.
그분의 찬송은, 상황을 초월한 믿음의 고백이었고,
죽음을 이기실 부활의 소망을 품은 찬양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고난이 있습니다.
배신의 순간이 있고, 실망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찬송처럼, 우리는 절망 중에도 찬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십자가의 은혜를 받은 자의 삶입니다.
결론 │ “지금,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이 떡과 잔을 받습니까?”
오늘 우리는 그 조용한 다락방의 식탁 앞에 앉아 있습니다.
주님은 다시 떡을 떼시며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너를 위한 나의 몸이다.”
주님은 다시 잔을 돌리시며 말씀하십니다.
“이 피는 너를 위한 언약의 피다.”
이 떡은 단지 밀가루 반죽이 아닙니다.
이 떡은 주님 자신입니다.
이 잔은 단지 포도즙이 아닙니다.
이 잔은 우리를 위해 흘리신 사랑의 결정체입니다.
고난주간을 지나며 우리는 더욱 진실하게 주님 앞에 서야 합니다.
그 사랑을 기억하는 것에서 끝나지 말고,
그 사랑에 응답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 그 떡을 받는 자로 살게 하소서.
그 잔을 마시는 자로 살게 하소서.
당신의 몸이 찢기고 피 흘리셨기에,
오늘 우리가 살아 있음을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고, 우리도 누군가를 위해 사랑을 떼어주고, 은혜를 나누게 하소서.”
📖 올려드리는 기도
사랑의 주님,
고난의 길을 앞두시고도 조용히 떡을 떼시며, 잔을 드시던 그 다락방의 주님 앞에 섭니다.
사람들의 손에 넘겨지실 것을 아시면서도,
가장 가까운 제자의 배신을 아시면서도,
주님은 여전히 자리를 피하지 않으시고,
그들과 함께 식탁을 나누셨습니다.
주님,
그 다락방에서 찢으신 떡은
우리를 향한 찢긴 마음이었고,
돌리신 잔은
우리를 위한 피 흘림의 선포였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값없이 주어졌지만,
주님께는 전부를 내어주신 고통이었음을 기억합니다.
그 떡을 받을 자격이 없는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음은
단지 은혜 때문임을 고백합니다.
그 잔을 마시며 구원을 누리는 우리는
단지 십자가 때문임을 기억합니다.
주님,
이 고난주간을 지나는 우리의 마음이
습관이 되지 않게 하시고,
의무가 되지 않게 하시고,
진심 어린 감격과 깊은 통회의 고백이 되게 하소서.
나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나를 여전히 초대하시는 주님 앞에
겸손히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 사랑에 응답하는 자로 살게 하소서.
오늘도 다시 떡을 떼시며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주님,
“이것은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니 받아 먹으라.”
“이 잔은 너희를 위한 내 피니 받아 마시라.”
이 말씀이 우리 안에서 살아 움직이며
우리의 삶 전체를 흔드는 능력이 되게 하소서.
그 사랑을 받았기에,
이제는 그 사랑을 전하는 자로,
그 피를 마셨기에,
이제는 그 피의 능력을 따라 살아가는 자로
이 땅 가운데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를 위해 준비하신 다락방이 있었듯,
우리를 통해 준비되어야 할 구원의 자리들이 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그곳으로 담대히 걸어갈 수 있는 순종의 믿음을 더하여 주소서.
주님,
우리가 받은 떡, 우리가 마신 잔이
그저 예배당 안에서만 의미가 있지 않게 하시고,
세상 속에서 진짜 복음이 되게 하소서.
주님을 깊이 사랑합니다.
주님,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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