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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16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17 너희에게 땅을 기업으로 나눌 자의 이름은 이러하니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니라
18 너희는 또 기업의 땅을 나누기 위하여 각 지파에 한 지휘관씩 택하라
19 그 사람들의 이름은 이러하니 유다 지파에서는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요
20 시므온 지파에서는 암미훗의 아들 스므엘이요
21 베냐민 지파에서는 기슬론의 아들 엘리닷이요
22 단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요글리의 아들 북기요
23 요셉 자손 중 므낫세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에봇의 아들 한니엘이요
24 에브라임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십단의 아들 그므엘이요
25 스불론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바르낙의 아들 엘리사반이요
26 잇사갈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앗산의 아들 발디엘이요
27 아셀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슬로미의 아들 아히훗이요
28 납달리 자손 지파에서는 지휘관 암미훗의 아들 브다헬이니라 하셨느니라
29 이들이 여호와께서 명령하사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기업을 받게 하신 자들이니라
📖 본문 배경
❖ 개요
민수기 34장 후반부(16–29절)는 앞서 하나님께서 명확히 지정하신 가나안 땅의 경계를 따라 실제 땅 분배를 진행할 대표자 명단을 제시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각 지파별로 기업 분배를 책임질 총 열두 명의 지파 대표자들을 세우라고 명령하십니다. 이들은 요단 서편 땅, 곧 가나안 땅을 제비뽑기를 통해 공정하고 신실하게 나눌 사명을 맡은 자들입니다.
이 본문은 땅 분배라는 민족적 사명을 앞두고 하나님의 질서와 공동체적 책임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그들을 지명하고, 그 임무를 하나님 앞에서 위임합니다. 단순한 행정적 위임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을 성취하는 거룩한 사명으로서의 위임입니다.
❖ 역사적 배경
이 시점은 여전히 요단강 동편, 모압 평지입니다. 광야 40년의 여정을 마친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을 눈앞에 둔 상태이며, 첫 번째 세대는 거의 광야에서 죽고, 이제는 새로운 세대가 그 유업을 받게 됩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들어가라”라고만 말씀하지 않고, 들어가서 땅을 나누고, 정결하게 하며,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라고 하십니다.
따라서 본문은 가나안 입성 직전의 실질적 준비 단계로서, 신중하게 선택된 각 지파의 리더들을 통해 하나님의 명령을 실행하고자 하는 장면입니다. 이들은 단지 분배의 기술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해석하고 실현할 언약의 대표자들입니다.
❖ 문화적 배경
고대 근동에서는 ‘땅’과 ‘분배’는 단지 생존의 기반이 아니라, 정체성과 권위의 상징이었습니다. 특정 가문이나 족속이 차지한 영토는 신적 통치의 근거로 여겨졌습니다. 이방 민족들은 대부분 세습적 귀족체제와 군사력 중심의 분배방식을 따랐지만, 이스라엘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스라엘의 땅 분배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른 ‘제비뽑기’를 통해, 공정함과 신성함을 동시에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각 지파의 대표자들은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모든 지파에게 공평하게 임하도록 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했으며, 이는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공유하는 공동체적 책임과 연대감을 형성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 신학적 배경
이 본문은 명확하게 하나님의 주권과 질서, 그리고 공동체적 순종을 강조합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경계를 정하시고, 분배 책임자를 지명하시는 것은 인간의 욕망이나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줍니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엘르아살 제사장과 여호수아는 각각 종교적, 정치적 최고 지도자로서 하나님의 언약을 관리하고, 그 분배의 기준을 지키는 핵심 인물입니다. 여기에 더해 각 지파에서 뽑힌 대표들은 각기 자기 지파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명령을 신실히 집행해야 할 책임을 지닌 자들입니다.
이 구조는 훗날 사사기, 열왕기 시대를 지나며 이스라엘 공동체가 신앙의 질서를 잃고 각기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게 되었던 시대적 타락과 뚜렷한 대조를 이룹니다. 즉, 이 본문은 하나님의 약속을 누리기 위해서는 질서와 순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성경적 원리를 강하게 보여줍니다.
📖 본문 요약
민수기 34장 후반부(16–29절)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직전,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각 지파별로 땅 분배를 수행할 대표자들이 지명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앞서 1–15절에서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가나안 땅의 경계가 명확히 제시되었다면, 이번에는 그 ‘분배의 사명’을 실질적으로 감당할 영적·공동체적 리더십이 세워지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인사 행정이 아닌, 하나님의 약속을 실행에 옮기는 거룩한 위임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하나님께서는 제사장 엘르아살과 여호수아를 분배 사역의 최우선 책임자로 세우십니다(16–17절). 이는 이스라엘의 종교적, 정치적 질서를 대표하는 두 인물이 앞장서 하나님의 뜻을 실현해야 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분배라는 민감한 문제를 하나님 앞에서 공정하게 처리하라는 상징적인 선언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땅을 하나님의 방식으로 나누는 것—이것이 본문의 핵심입니다.
이어지는 18절부터는 각 지파를 대표할 10명의 대표자 이름이 차례로 나열됩니다. 이들은 단순히 지파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을 대리하여 집행하는 거룩한 일꾼들이며, 하나님의 기업을 나누는 일에 직접 참여하는 신성한 사명을 받은 자들입니다. 각각의 이름은 ‘지파의 족장’으로서 등장하며, 그 소속 지파가 분명히 명시됩니다. 이 명단은 단지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공동체의 책임을 지고 순종하는 지도자의 모델로 기능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제비뽑기를 통해 땅을 나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직접 그 일에 참여할 사람들까지 지명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전 과정이 인간의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다는 신학적 선언이며, 각 지파와 그 대표자들은 분배의 공정성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을 드러내는 도구로서의 사명을 지닌 것입니다.
특히 19–29절에 언급된 각 대표자들의 이름은 단순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그 이름 하나하나가 하나님 앞에 ‘책임’으로 호명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땅을 나누는 일이 결코 가볍지 않으며, 각 대표는 자신의 지파뿐 아니라 이스라엘 전체의 질서를 고려하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행동해야 할 의무를 지닌 것입니다.
결국 본문은 이스라엘의 땅 분배가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장소, 하나님의 방법, 하나님의 사람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진행되는 고결한 행위임을 강조합니다. 이는 오늘날의 교회와 공동체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공동체적 질서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에 있어 공정함, 순종,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상기시켜줍니다.
이처럼 민수기 34장 후반은 땅 분배의 실질적 주체를 드러내면서, 그 모든 계획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마무리됩니다.
📖 붙잡는 말씀
29 이들이 여호와께서 명령하사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기업을 받게 하신 자들이니라
이 짧은 결론의 문장 속에 참으로 깊은 영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단순히 몇 사람의 이름을 나열하고, 그들이 맡은 역할을 언급하는 것 같지만, 이는 곧 하나님이 당신의 뜻을 실행하기 위해 세우신 사람들에 대한 ‘공식적인 임명 선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기업을 무작위로 나누지 않으셨습니다. 제비를 뽑게 하셨지만, 그 제비가 누구의 손에 떨어지는지는 하나님의 손 안에서 이뤄진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에서 그 분배를 실제로 수행할 사람들의 이름을 직접 호명하십니다.
엘르아살과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를 대표하는 영적, 행정적 지도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 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각 지파에서 한 사람씩, 총 10명의 대표를 세우셔서, 모든 지파가 공정하게 참여하고, 그 과정이 투명하고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이들을 이름 불러 세우셨다는 사실은 곧, 그 사명이 단순한 분배 행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 성취를 실제로 매듭짓는 거룩한 사역’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를 이름 불러 사용하십니다.
“아버지로서의 너, 직장인으로서의 너, 학생으로서의 너, 목회자로서의 너…”
그 자리는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업을 분배하시며 주신 나의 자리입니다.
우리는 종종 내가 맡은 역할이 작게 느껴지고, 그 자리가 보잘것없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본문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하나님이 그 자리를 너에게 맡기셨다면, 그 자리는 거룩한 기업의 자리다.”
오늘도 주님은 묻고 계십니다.
“내가 네게 준 그 기업을 너는 어떻게 감당하고 있느냐?”
하나님의 명령 아래 선택된 12명의 대표자들처럼,
우리의 이름도 하나님 나라 안에서 사명자로 기억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삶의 자리가 곧 하나님이 정하신 기업의 장소임을 기억하며,
그 자리에서 충실히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 단어 연구
❖ 지휘관 (נָשִׂיא / 나시)
✦ 뜻과 의미
‘나시(נָשִׂיא)’는 ‘우두머리’, ‘통치자’, ‘지도자’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명사입니다. 이 단어는 정치적, 군사적, 종교적 공동체의 책임자를 가리킬 때 사용됩니다. ‘높이다’라는 뜻의 동사 ‘나사(נָשָׂא)’에서 유래했으며, 존귀하게 세워진 자라는 의미도 내포합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본문에서는 각 지파에서 한 명씩 뽑힌 “지휘관”들을 나열합니다(민 34:18 이하). 이들은 단순한 행정 담당자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을 분배하는 신적 사명을 위임받은 지도자들입니다. 엘르아살과 여호수아를 중심으로, 이들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공동체를 대표하여 섬기는 자로 세워졌습니다.
✦ 신학적 의미
지휘관은 오늘날 교회의 리더십 개념과도 연결되며, 직분자의 권위와 책임의 성경적 기초가 됩니다. 하나님은 공동체에 질서를 세우시고, 그 안에 리더를 세워 사명을 감당하게 하십니다. 참된 리더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공동체를 바르게 섬기는 자입니다(딤전 3장 참조).
❖ 나누다 (חָלַק / 할라크)
✦ 뜻과 의미
‘할라크(חָלַק)’는 ‘나누다’, ‘분배하다’, ‘공유하다’는 뜻의 히브리어 동사입니다. 일반적으로 재산이나 유산을 가족이나 공동체 구성원 간에 나눌 때 사용됩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본문 17–29절에서 제사장 엘르아살과 여호수아를 중심으로 열두 지파에게 가나안 땅을 ‘나누는’ 일이 언급되며, 이것은 단순한 행정 분배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는 행위입니다. 각 지파의 지휘관이 그 일을 위해 특별히 선택되었고, 이는 ‘공정한 분배’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드러냅니다.
✦ 신학적 의미
하나님의 나눔은 결코 불공평하지 않으며, 각자의 형편과 역할에 맞는 몫을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사명을 ‘나누어’ 주셨고, 교회는 다양한 은사를 따라 역할이 분배된 공동체입니다. 이는 ‘각 사람에게 은혜의 분량대로 나눠주신 것’(엡 4:7)과 연결됩니다.
❖ 제사장 (כֹּהֵן / 코헨)
✦ 뜻과 의미
‘코헨(כֹּהֵן)’은 히브리어로 ‘제사장’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이는 하나님과 백성 사이를 중재하며 제사를 집행하고, 율법을 가르치며, 정결과 속죄의 절차를 담당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본문 17절에서 제사장 엘르아살은 가나안 땅을 분배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이는 단지 종교적인 역할을 넘어, 공동체의 경계를 결정짓는 하나님의 통치를 대표하는 자리입니다.
✦ 신학적 의미
구약의 제사장은 그리스도의 그림자이며,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온전한 대제사장이 되십니다(히 4:14). 또한, 믿는 자들은 ‘왕 같은 제사장’(벧전 2:9)으로 부름받았으며,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중보자적 사명을 삶의 자리에서 감당해야 합니다.
❖ 여호와께서 말씀하여 이르시되 (וַיְדַבֵּר יְהוָה אֶל־ / 와예다베르 야훼 엘)
✦ 뜻과 의미
이 표현은 성경에서 자주 등장하는 반복적인 패턴으로, ‘여호와께서 ~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라는 구조입니다. 히브리어 ‘דָּבַר(다바르)’는 말하다, 선포하다라는 뜻이며, 여호와의 말씀은 곧 권위와 능력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 본문에서의 의미
민수기 34:16은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라는 표현으로 시작됩니다. 이는 이 땅의 분배가 사람의 논의나 결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과 주권에서 비롯되었음을 강조합니다.
✦ 신학적 의미
하나님의 말씀이 먼저 주어지고, 그 말씀에 따라 사람이 순종하며 행하는 구조는 성경 전반에 흐르는 구속사의 원리입니다. 교회는 여전히 이 말씀의 권위 아래 있으며, 설교와 말씀묵상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게 하는 기준입니다.
📖 절별 주해
❖ 16–17절 │ 하나님의 말씀, 분배 책임자를 세우다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라는 반복적 서두는 민수기의 전체 구조 속에서 하나님의 직접적 통치와 주권을 거듭 상기시킵니다. 하나님은 땅을 분배할 사람들을 직접 지정하심으로, 단지 행정적 처리가 아닌 ‘거룩한 사명’으로서의 분배를 강조하십니다. 분배의 중심에는 제사장 엘르아살과 여호수아가 서 있습니다. 이는 영적 리더십(엘르아살)과 행정적·군사적 리더십(여호수아)이 균형을 이뤄 공동체를 이끌도록 하는 하나님의 구조입니다. 가나안 정복이 마무리되어 가는 시점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말씀으로’ 공동체를 이끌어가십니다.
❖ 18절 │ 각 지파에서 한 사람씩, 공동체 전체의 참여
하나님은 각 지파에서 한 명의 지휘관을 뽑아 분배 책임에 참여하도록 명령하십니다. 이는 공동체적 참여의 원리로, 특정 개인이 아닌 전체 지파가 이 과정에 연대적으로 관여함을 의미합니다. ‘지휘관’(히. נָשִׂיא, 나시)은 단순한 관리자 이상의 존재로, 백성을 대표하여 하나님의 뜻을 따라 분배하는 중재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분배 과정이 공정하고 신뢰받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의 대표’가 참여해야 한다는 영적 원리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 19–28절 │ 이름이 기록된 자들, 구체적 사명의 대표자들
본문에는 유다, 시므온, 베냐민, 단, 므낫세, 에브라임, 스불론, 잇사갈, 아셀, 납달리 지파에서 선출된 분배 책임자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지 명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기억하시고 불러 사용하신 사람들의 ‘영적 족보’이자 ‘책임 명부’입니다. 각 이름은 히브리적 의미를 지니며, 그들의 삶과 역할 속에 하나님의 역사가 흐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컨대 갈렙(여분네의 아들)은 이미 정탐꾼으로서 신실한 믿음을 보였던 자로, 유다 지파를 대표하여 가장 먼저 언급됩니다. 이는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충성의 열매이며, 순종의 사명을 이어받는 자로서의 상징입니다. 하나님은 사명을 맡길 때, 단지 행정 능력이 아닌 ‘믿음의 흔적’을 보십니다.
❖ 29절 │ 여호와의 명령, 기업 분배는 하나님의 주권 아래
“이들이 여호와께서 명령하사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기업을 받게 하신 자들이니라.” 본 절은 본문의 결론이며, 하나님께서 이 모든 일을 ‘명령하셨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합니다. 땅을 주시는 분도, 분배를 맡기시는 분도 모두 하나님이십니다. 즉, 인간은 이 분배의 과정에서 도구이자 청지기로서 부름을 받은 존재입니다.
이 선언은, 이스라엘의 땅 분배가 단지 정치적, 군사적 성과의 결과가 아니라 ‘언약에 따른 영적 실현’이라는 신학적 프레임으로 이해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이 정하신 질서와 사명은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져야 하며, 우리는 그 말씀에 순종하여 살아가는 백성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 묵상
하나님은 가나안 땅의 분배를 마무리하면서, 이제 그 땅을 실제로 나눌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지명하십니다. 제사장 엘르아살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를 앞세우고, 각 지파에서 선출된 10명의 지휘관들이 그 이름대로 명단에 기록됩니다. 그들은 단지 행정적인 분배를 위해 뽑힌 인사위원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이름을 ‘말씀하셔서’ 부르신 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이름을 아십니다. 단지 ‘지파’의 이름이 아니라, ‘개인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책임과 사명을 맡기십니다. 이 장면은 민수기 초반부에서 인구를 계수하며 족속의 이름과 수를 기록하던 장면과 맞닿아 있습니다. 하나님은 공동체 전체를 다스리시되, 그 안에서 ‘각 사람’의 이름을 부르시고, 각자의 자리를 주십니다.
이름이 불린다는 것은 곧 책임이 수반된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한 이들의 이름은 우리가 따로 외우고 기억하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는 분명히 기록되고, 기억되며, 사용된 이름입니다.
특히, 각 지파에서 지휘관 한 명씩을 세워 그들이 속한 지파의 땅을 분배하도록 한 것은, 단지 효율적인 행정 때문이 아닙니다. 이는 공동체의 질서를 세우고, 분쟁을 막으며, 각자가 자기 땅을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받아들이게 하려는 영적 장치였습니다. 이 지휘관들은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중보자 역할을 하며, 하나님의 뜻이 사람들의 삶 속에 실제로 분배되도록 돕는 도구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들과 같은 지휘관의 자리에 서 있지 않을지라도, 삶의 자리에 있어 하나님이 정하신 ‘분깃’을 분별하고, 맡은 바 경계를 지켜야 할 부르심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가정을 이끄는 가장으로, 누군가는 교회 안에서 작은 공동체를 맡은 리더로, 또 누군가는 직장과 사회 속에서 믿음의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우리의 이름을 알고 계시고, 그 이름에 맞는 자리를 주셨습니다.
이스라엘의 경계가 명확했듯이, 하나님이 오늘 우리 삶 가운데 주신 ‘신앙의 경계’ 역시 흐릿하지 않습니다. 내가 감당할 몫, 내가 넘지 말아야 할 선, 내가 충성해야 할 책임이 분명합니다. 문제는 그 부르심을 ‘하나님의 명령’으로 인식하고 있는가입니다.
오늘 말씀은 말합니다. “이들이 여호와께서 명령하사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기업을 받게 하신 자들이니라.”(29절)
이름 없는 헌신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자신의 이름으로,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공동체를 위해 땅을 분배했던 이들의 모습 속에 오늘 우리의 신앙이 비추어져야 합니다.
📖 말씀 _ "하나님이 정하신 사람들"
서론 │ 땅만이 아니라, 사람도 준비하신 하나님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인생의 큰 결정 앞에서 종종 ‘누가 이 일을 맡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좋은 계획이 있어도, 그것을 잘 이끌어갈 사람이 없다면 결국 그 일은 실패하거나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는 일의 크기보다, 그 일을 감당할 ‘사람’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본문인 민수기 34장 16절부터 29절까지는 어쩌면 다소 단조롭게 보일 수 있는 ‘이름들의 목록’입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분배할 지도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시고, 각 지파마다 그 일을 맡을 책임자를 세우십니다. 하지만 이 본문은 단순한 인사발령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공동체를 인도하시는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하나님 나라의 조직표’이자, 순종과 질서를 통해 완성되는 믿음의 공동체의 모범입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정하신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함께 묵상해보려 합니다.
본론 │ 하나님의 분깃을 나누는 사람들
1. 하나님은 ‘이름’을 아십니다. (16–18절)
본문은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라는 선언으로 시작됩니다. 이는 단순한 서술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과 주도성을 강조하는 고백입니다. 하나님께서 일하실 때는 항상 ‘선포된 말씀’으로 시작됩니다. 그분은 계획하실 뿐만 아니라, 그 뜻을 세밀하게 알려주시고, 그 실행을 위해 ‘누구’를 통해 일하실지를 친히 정하십니다.
하나님은 단지 “땅을 나누어라”는 지침만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 일을 감당할 자들의 이름을 직접 지목하셨습니다. 엘르아살 제사장과 여호수아—이들은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가장 신뢰받는 두 축이었습니다. 엘르아살은 아론의 아들로서, 하나님의 뜻을 백성에게 전하는 제사장 직을 이어받은 자이고, 여호수아는 모세의 후계자이자 약속의 땅 정복을 이끌 장수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영적인 지도자와 현실적 행정 책임자를 함께 세우심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일은 단지 ‘영성’만으로도, ‘전략’만으로도 감당할 수 없음을 보여주십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일에는 기도와 실행, 믿음과 순종이 함께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은 각 지파별로 “한 사람”을 지명하여, 땅의 분배를 돕게 하십니다. 이는 단순한 관료주의가 아니라, 공동체적 리더십의 분산이며, 모든 지파가 스스로의 몫을 신실하게 책임지도록 만드는 하나님의 섬세한 배려입니다. 이 ‘한 사람’은 단순히 유명하거나, 능력만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 지파를 대표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는 신뢰와 경건을 갖춘 자여야 했습니다.
오늘 우리의 이름도 하나님께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무작위로 사람을 쓰시지 않습니다. 이름을 부르시고, 그 이름에 맞는 사명을 맡기십니다. 내가 감당하고 있는 역할, 맡겨진 자리 역시 그 부르심의 결과이며, 그것은 하늘의 기업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그 사실이 우리의 일상에 새로운 경외와 감사로 채워지길 원합니다.
2. 하나님은 ‘각 지파’를 세밀히 돌보십니다. (19–28절)
19절부터 28절까지는 각 지파를 대표할 지도자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언급됩니다. 유다 지파의 갈렙에서 시작하여, 납달리 지파의 브다헬까지 총 10명의 이름이 나열되며, 각각이 하나님의 기업을 나누는 중요한 역할을 맡습니다. 이 명단을 단순히 ‘인사 발령’ 정도로 여기기 쉽지만, 그 속에는 하나님의 세밀한 돌보심과 공의로운 분배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이 명단 속에 있는 대부분의 이름이 성경 전체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는, 이름만 한 번 언급되고 사라지는 무명의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는 단 한 사람도 우연히 선택되지 않았습니다. 유명한 갈렙만큼이나, 브다헬도, 아히훗도, 발디엘도 하나님께서는 기억하시고 사용하셨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큰 위로와 도전이 됩니다. 세상 기준으로 볼 때 나의 이름은 작고, 내 사역은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하나님의 기업을 나누는 자로 부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존귀한 자입니다. 하나님은 공동체 전체를 사랑하시고, 그 모든 구성원을 하나하나 돌보십니다. 땅을 분배하는 일조차 철저하게 지파별로 분명하게 진행된 이유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시려는 하나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또한 주목할 점은, 이들의 역할이 단지 땅의 지리를 정리하는 행정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공동체 내에서 하나님의 뜻을 반영하고, 정직과 공의를 따라 분배를 감당할 영적 대표자들입니다. 그들의 판단 하나하나가 지파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책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회 공동체에서도 동일합니다. 목회자뿐 아니라, 각 부서의 리더, 셀장, 찬양팀, 재정담당, 청소팀까지—모든 이가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분배자’들입니다. 나의 수고와 헌신이 크든 작든, 그 어떤 봉사도 하나님 앞에서는 동일하게 귀한 예배입니다.
3.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십니다.’ (29절)
본문의 마지막 절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이들이 여호와께서 명령하사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기업을 받게 하신 자들이니라.” (민 34:29)
이 짧은 구절은 매우 중요한 신학적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천사가 아닌 사람을 통해 일하셨고, 그 일을 감당할 사람들을 친히 지명하셨으며, 그들에게 사명을 부여하셨습니다.
물론 하나님은 스스로 땅을 나누실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정확한 경계를 그릴 수도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렇게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뜻을 사람을 통해 이루시기를 기뻐하시는 분이십니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중요한 적용점을 줍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사람을 통해 일하십니다.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 행정과 재정을 맡은 리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하고 섬기는 중보자. 이 모두가 하나님의 뜻을 실현해가는 ‘분깃의 분배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일을 할 때,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내 이름을 아시고, 나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조금씩 펼쳐가길 원하십니다. 혹시 그 사명을 감당하기에 나는 너무 작고 부족하다고 느끼시나요? 하나님은 그 부족함을 통해 하나님의 크심을 드러내십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통해, 우리 가정과 교회와 일터 안에서 그분의 기업을 나누고 계십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살아있는 진리입니다.
결론 │ 이름을 불러 주신 하나님 앞에서
사랑하는 여러분,
민수기 34장의 마지막은 단순한 분배의 마침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어가시는 장엄한 선언으로 마무리됩니다. 각 지파를 대표한 이름들이 일일이 기록되고, 그들에게 ‘분깃을 나눌 사명’이 맡겨집니다. 겉으로는 행정 절차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 나라의 정밀한 섭리와 공동체를 세우는 거룩한 구조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이름을 부르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아시고, 그 이름에 맞는 자리를 허락하시며, 사명을 맡기십니다. 때로 우리는 사람들에게 이름이 잊히고,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 머물며, 외롭게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는 단 한 사람도 잊히지 않습니다.
이름을 부르신다는 것은 단지 알고 있다는 수준이 아닙니다. 그 사람을 향한 깊은 신뢰와 사명의 초대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이름을 부르신다는 것은, 우리를 이 땅에 두신 목적이 분명히 있으며, 지금 우리가 있는 자리가 그분의 경계 안에서의 분깃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이렇게 응답했습니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사 6:8)
이 짧은 고백은 사명을 향한 모든 신자의 응답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부르셨기에, 나는 그 부르심 앞에 기꺼이 순종합니다. 나의 이름을 불러주신 하나님 앞에, 나의 시간을 드리고, 나의 삶을 헌신하고, 나의 자리를 책임 있게 감당하는 것—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기업을 함께 나누는 백성의 태도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가 속한 자리.
가정, 일터, 교회, 혹은 소외된 자리일지라도,
그 자리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거룩한 경계선 안의 기업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상관없이, 하나님은 아십니다. 하나님은 보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기억하십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합니다.
그 이름을 불러 주신 하나님 앞에,
오늘도 그 자리를 믿음으로 지키는 것,
그리고 그 이름에 합당한 정직과 순종으로 응답하는 것.
그 부르심의 응답 위에, 하나님은 오늘도 공동체를 세우시고,
우리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실 것입니다.
그러니 사랑하는 여러분,
당신의 이름을 부르신 그 하나님의 음성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며 살아가십시오.
“주님, 내가 여기 있나이다.
그 이름에 합당하게 살게 하소서.”
사랑하는 여러분 모두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올려드리는 기도
사랑의 하나님,
광야 같은 세월을 지나 이 땅에 서 있는 저를 기억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수많은 인생의 흐름 속에서도
제 이름을 부르시고, 제 자리를 정하시며,
그 자리에 합당한 사명을 맡겨주신 은혜를 고백합니다.
주님, 저는 종종 제 자리가 작아 보일 때가 있습니다.
남들보다 좁아 보이는 경계선 안에서
왜 더 넓은 곳을 허락하지 않으시냐며 불평한 적도 많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통해 깨닫습니다.
그 경계선은 저를 억누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저를 지키시고 복 주시기 위해
은혜로 그어주신 축복의 울타리임을 말입니다.
주님, 제게 맡기신 기업이 작게 느껴질 때,
그 땅에서 더 큰 감사와 기쁨을 발견하게 하소서.
다른 사람의 분깃을 부러워하기보다
저에게 맡겨진 몫을 정직과 사랑으로 감당하게 하소서.
주님, 저의 이름을 부르신 목적을 잊지 않게 하시고
작은 자리를 가볍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위에 나누는 사람으로,
말씀을 따라 순종하며,
경계를 넘어가지 않고,
주신 곳에서 거룩하게 살게 하소서.
하나님, 오늘도 제가 선 이 자리,
저의 가정, 교회, 일터, 관계의 경계 안에서
말씀으로 저를 지키시고
저의 이름을 부르신 그 뜻을 이루어가소서.
제가 원한 자리가 아니라
주님이 주신 자리에 뿌리내리고,
제 이름을 통해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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