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베드로가 열한 사도와 함께 서서 소리를 높여 이르되 유대인들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들아 이 일을 너희로 알게 할 것이니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 때가 제 삼시니 너희 생각과 같이 이 사람들이 취한 것이 아니라 이는 곧 선지자 요엘을 통하여 말씀하신 것이니 일렀으되 [v. 14-16]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그 때에 내가 내 영을 내 남종과 여종들에게 부어 주리니 그들이 예언할 것이요 또 내가 위로 하늘에서는 기사를 아래로 땅에서는 징조를 베풀리니 곧 피와 불과 연기로다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 [v. 17-21]
▣ 본문내용 요약
베드로는 방언하는 이들이 취한 것이 아니라 말씀이 성취된 것이라 말합니다. 하나님은 말세에 성령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실 것이고, 그 일로 인해 각 세대가 예언하고 환상을 보며, 꿈(비전)을 가질 것이라고 요엘을 통해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기사와 징조를 베푸시고, 심판하실 때 그 말씀을 듣고 믿으며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을 구원하실 것입니다.
▣ 본문주해
14절 베드로의 선포
베드로의 설교는 군중의 놀람과 당황, 조롱에 대한 일종의 응답이었습니다. 14절에서 40절에 기록된 설교는 사도행전에 기록된 그의 설교 여섯 편 가운데 가장 긴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 가장 온전한 '복음설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드(C. H. Dodd)는 그의 책 The Apostolic Preaching and Its Development에서 사도행전의 복음 선포 설교들을 분석해 여섯 가지 요소가 반복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첫째, 성취의 시대 도래.
둘째, 예수님의 생애,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한 성취.
셋째, 부활하신 예수님이 들림 받아 하나님 우편에 앉으심.
넷째, 그리스도의 현재적 능력과 영광의 징표로서 성령이 교회에 임함.
다섯째,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메시아 시대가 완성됨.
여섯째, 회개의 촉구와 죄 용성, 성령의 선물, 그리고 구원의 약속.
그리고 14절~40절에 기록된 베드로의 설교에는 이 여섯 가지가 모두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베드로의 이 설교는 그의 개인적 관점과 신학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열한 사도가 그와 함께 서'있음으로써, 이 설교가 사도 공동체의 공동 증언임을 시사합니다. 설교의 청중인 '유대인과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은 앞서 5절과 9~11절에서 살펴보았듯이, 혈통적 유대인들만이 아니라 종교적 유대인들, 즉 유대교로 개종한 이방인이거나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인 사람들을 포괄합니다.
15절 술 취한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방언하는 것을 보고 '새 술에 취했다'며 조롱하던 사람들에게 베드로는 시간을 일깨워 줍니다. 지금은 술에 취할 시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대 시간으로 제3시는 오전 9시입니다. 오순절, 즉 칠칠절은 제6일째 날이 아니더라도 노동을 해서는 안 되는 안식일이었습니다. 랍비 문헌에 따르면 안식일에 유대인들은 제4시, 즉 오전 10시가 되어야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포도주는 식사에 곁들이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므로 아침 식사 전에 술을 입에 댈 리가 만무했던 상황이었습니다.
16~18절 하나님의 영에 대한 예언의 성취
베드로는 요엘 2장을 인용하며 설교를 시작합니다. 베드로의 요점은 분명했습니다. 오래전 선지자 요엘이 예언한 일들이 지금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말세에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영의 부으심을 받아 예언하고 환상을 보며 꿈을 꿀 것이라는 예언이 오순절에 120여 명에게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공동체 전체가 성령이 말하게 하심으로 '다른 언어들'을 말하는 기적 같은 현상이 그것이었습니다. 베드로는 방언 현상을 요엘이 언급한 '예언, 환상, 꿈'에 해당한다고 파악했습니다. 혹은 120여 명 가운데 방언 외에도 이 세 가지를 경험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누가가 기록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당일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누가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예언, 환상, 꿈을 경험한 다양한 사례를 기록했습니다. '자녀', '젊은이'. '늙은이', '남종과 여종'들은 특정한 계층이 아니라 '모든 육체'를 가리키는 제유법적 표현입니다. 늙은이가 꿈만 꾸거나 젊은이가 환상만 보아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누구나 다양한 방식으로 성령의 능력과 영광을 더 친밀하게,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일체의 현상을 요엘의 예언 성취로 볼 수 있습니다.
베드로가 인용한 말씀은 요엘서의 구절이지만, "여호와께서 그의 영을 그의 모든 백성에게 주사 다 선지자가 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민 11:29), "내가 다윗의 집과 예루살렘 주민에게 은총과 간구하는 심령을 부어 주리니"(슥 12:10), "내가 다시는 내 얼굴을 그들에게 가리지 아니하리니 이는 내가 내 영을 이스라엘 족속에게 쏟았음이라"(겔 39:29)와 같은 말씀들도 함께 성취되었습니다. 세 구절 모두 하나님의 영을 마치 액체처럼 '부어지는' 것으로 묘사했고, 이 심상을 배경으로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으로 충만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성령을 어떤 물질이나 기운, 힘과 같은 추상적 개념으로 규정해서는 안 됩니다. 성령 하나님은 인격(persona)으로서 성부, 성자와 함께 일하시고, 각 신자들의 영 위에, 그 안에 계셔서 말씀하시고 위로하시고 책망하십니다. '쏟아부어짐'이나 '충만함', '가득함'은 그 분의 압도적인 능력을 표현하는 시적 심상이다.
19~20절 기사와 징조
여기에 묘사된 천체 이변은 신현 또는 종말에 완결되는 하나님의 심판과 통치를 표현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표준적 수사입니다. 앞서 언급한 '예언, 환상, 꿈'과 달리, 천체 질서가 와해되는 현상은 당시에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말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베드로는 앞선 구절들과 함께 이 두 구절을 인용합니다. '주의 날' 역시 묵시적 선포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그날 신실한 하나님의 백성은 신원과 회복을, 악인들은 파멸을 경험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날은 '크고 두려운 날' 또는 '크고 영화로운 날'로 불립니다.
21절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
이 구절은 '주의 이름' 그 자체가 어떤 주술적인 힘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호와' 또는 '야훼'를 똑바로 발음해야 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분을 향한 믿음과 경외함 없이 단지 예수님의 이름을 부른다고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구원받다'라는 뜻의 '소제인'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지시는 것, 질병에서 치료하는 것, 곤경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위협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켜 주는 것 등 거의 모든 차원에서 생존과 행복의 보장을 의미합니다. 물론 영원한 내세의 생명과 복, 죄로 인한 신적 형벌로부터의 면제로 포함합니다.
▣ 본문의 메시지
40절까지 이어지는 베드로의 설교는 크게 두 가지 기능을 합니다. 본문에 이어 나오는 22절~40절은 예수님의 정체, 특히 그분이 죽임을 당하셨지만 다시 일으켜져 '주와 그리스도'가 되셨음을 선포하는 '복음 설교'입니다.
본문은 오순절 성령 강림에 대한 신학적 설명을 제공합니다. 오순절 아침에 방언과 같은 기이한 현상을 마주하고 놀라 당황하는 청중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술에 취하기에는 너무 이른 아침 시간이라며 조롱하는 이들에게 짧게 대꾸하고 나서 곧바로 요엘 선지자의 예언을 인용합니다. 그는 요엘서 본문을 거의 그대로 인용하는 것 말고 다른 말은 더하지 않습니다. 지금 일어나는 일이 곧 하나님이 요엘에게 주신 말씀의 성취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작정하신 뜻에 따라 일하고 계십니다. 그 분을 향한 전적인 신뢰, 사랑, 소망을 표현하고 자기 자신은 아무 공로가 없음을 고백하는 이 모든 것이 베드로의 설교에 내포되어 있습니다.
바라기는 담대히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신뢰함으로 삶의 순간 순간 일어나는 상황을 영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파악함으로써 하나님의 일하심을 드러내고 복음을 전파하는 사명을 감당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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